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9년 전인 2012년.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단독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에 아이유 콘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두 들썩였다.
당시 ‘이후에 개최될 아이유 콘서트는 못 갈 것 같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서울 콘서트는 꼭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기준으로도 1, 2층 티켓팅은 엄두 내기 힘들었기 때문에, 티켓팅 시작할 때부터 꼭대기 층 공략에 나섰고, 가까스로 성공했다.
예지력이 좋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한 ‘이때 아니면 못 갈 거 같다’는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때 이후로 약 9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이유 콘서트에 못 갔기 때문이다.
‘연출 맛집’으로 유명한 아이유 콘서트. 2012년에 당시에도 각종 연출과 무대 장치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물론 꼭대기 층에서 봤기 때문에 정확히 잘 보기는 힘들었지만, 콘서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 콘서트는 공연형 가수로서 아이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공연임과 동시에, 큰 숙제도 안겨줬던 콘서트였다.
가능성은 적지 않은 시간 라이브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아이유의 성대를 보면서 느꼈고, 숙제는 그날 초대 손님의 무대를 보면서 느꼈다.
티켓팅에 성공한 날짜에 아이유 콘서트 초대 손님으로 온 사람은 다름 아닌 ‘뮤지션 중의 뮤지션’ 이적이었다.
<이적은 아이유 정규 2집 ‘라스트 판타지’의 수록곡인 ‘삼촌’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날 그는 아이유의 콘서트를 응원하고 무대도 선보였는데, 별다른 연출 없이 피아노 치면서 노래를 했음에도 그의 노래는 경희대 평화의 전당을 꽉 채우기에 충분했다.
정규 2집 ‘라스트 판타지’의 대성공 이후에 진행한 콘서트여서 히트곡도 충분히 많았고, 그 히트곡들을 잘 살리기 위한 공들인 연출도 많았던 당시 아이유 콘서트.
콘서트의 주인인 아이유도 정말 잘했고 최선을 다했지만 당시 이적이 음악가로서 뿜어낸 ‘포스’는 각종 퍼포먼스와 연출을 모두 압도할 만한 수준이었다. 목소리 하나로 현장을 휘어잡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이적은 정말 그날 제대로 보여줬다.
이에 콘서트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이유도 언젠가 이적처럼 오로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가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콘서트 이후 아이유는 공연형 가수로서 꾸준히 성장했고, 콘서트 잘하는 대표적인 20대 가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아이유의 성장을 대표하는 곡이 하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바로 ‘내 손을 잡아’다.
이 노래는 앞서 길게 서술한 2012년 아이유 콘서트 엔딩 때 선보였던 노래 중 하나다. 그리고 현재 이 노래는 2019년 콘서트 실황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음원 차트 역주행까지 하고 있다.
MBC의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2011)의 OST였기에 방송 당시에도 제법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지라 ‘역주행’을 한다는 것이 좀 다른 의미에서 놀랍긴 했지만, 다시 사랑받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노래. 이에 ‘내 손을 잡아’의 역주행은 놀라우면서도 놀랍지 않다.
화제가 된 영상 속 아이유의 보컬 능력과 카리스마는 2012년 콘서트와 비교해 훌쩍 자라나 있었다. 2012년에도 잘한다는 이야기 들었던 보컬 실력은 더욱 견실해졌고, 가수로서 카리스마와 무대 매너는 당시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작년 10월 GQ와 인터뷰 속 이적의 “딸이 아이유를 좋아해 내 곡 피쳐링을 받고 싶다”라는 발언, 그리고 지금의 ‘내 손을 잡아’ 역주행은 아이유가 그동안 얼마나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량적 성장과 정성적 성장 양쪽 모두에서 말이다.
10년 전에 발표한 자작곡(내 손을 잡아)이 역주행하고 최신곡(셀러브리티)이 정주행 중인 아이유.
20대의 마무리를 멋지게 하겠다고 한 그의 약속은 벌써부터 아주 잘 지켜지고 있는 중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아이유 유튜브 채널 ‘이지금’-아이유 인스타그램-GQ-플레이DB-네이버 바이브-네이버 드라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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