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알츠하이머 치매로 투병 중인 배우 윤정희가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로부터 방치돼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제기됐다. 이에 이들 부부의 최측근은 "전혀 사실과 다른 글"이라며 반박했다.
자신을 윤정희·백건우 부부와 23년간 알고 지냈다고 소개한 A씨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입장을 전했다.
A씨는 "작년 가을 윤정희 선생님 생일 때 음식점에서 가족들이 찍은 사진이 제게 왔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따님, 손자와 파티를 하는 사진도 받았다"면서 "윤정희 선생님이 프랑스 여성 두 분과 손자가 있는 거실에서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추는 동영상도 본 적 있다. 따님이 아파트 옆에 산다. 아침에 따님이 악기를 연주하는데 저쪽 먼 곳에서 윤정희 선생님이 듣고 활짝 웃으면서 손 흔드는 영상도 작년 봄쯤 보내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이 모인 모습을) 백건우 선생님이 휴대전화로 찍어 제게 전송해줬는데, 2년 동안 못 만났다는 주장은 정말 황당한 거짓말이다. 가족들이 돌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다. 하루에 간병인이 몇 명 오는지도 전해 들었다. 청원 주장대로라면 백건우 선생님이 제게 전부 거짓말했다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A씨는 '딸이 왜 어머니를 직접 모시고 살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일부 누리꾼의 시선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사람이 드물다. 따님은 일을 하고 있고 백건우 선생님도 해외 연주를 계속 다닌다. 연습도 해야 하고 전 세계를 다녀야 하니 본인 집에 두는 건 불가능하고 CCTV까지 설치해 수시로 왔다 갔다 한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또 A씨는 "가족끼리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을 이으며 "2019년 1월에 윤정희 선생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그때 윤정희 선생님이 한국에 들어왔는데, 한국에서 요양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백건우 선생님이 요양병원을 많이 알아봤다. 그런데 청원 내용에는 '납치하다시피 갑자기 데리고 갔다'고 돼 있다. 그 당시 형제들 간에 불화가 있지 않았나. 그래서 한국에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백건우 측과 윤정희의 형제들이 성년후견인 지정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인 것도 언급했다. A씨는 "만약에 내 어머니가, 내 아내가 아픈데 이모나 외삼촌 아니면 처남이나 처제가 와서 데려가겠다고 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느냐"면서 "백건우 선생님과 어제 통화했는데, 잠을 전혀 못 자는 것 같더라. 지금 환자를 돌보는 것도 힘든데 이런 일까지 있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라면서 "백건우 선생님이 2월 10일 한국에 온다고 했다. 어떤 인터뷰를 하든 입장을 밝히시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윤정희의 현재 근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청원인은 "윤정희는 백건우와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 투병 중에 있다.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동안 할 수 있고 방문도 3개월에 한 번씩 두 시간 할 수 있다. 감옥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백건우가 소속된 공연기획사 빈체로 측은 7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내용은 거짓이고 근거 없는 주장이다. 주기적인 의사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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