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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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화면에만 담아두기 아까운 우주 스케일 [엑's 리뷰]

기사입력 2021.02.05 17:50 / 기사수정 2021.02.05 17:5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오늘(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우여곡절 끝 극장이 아닌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와 만나게 된 '승리호'는 TV 화면과 모니터 안에만 담아두기 아까운 광활한 스케일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한국 최초 우주 SF로 주목받은 '승리호'는 단순히 우주를 소재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실제 우주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으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낸다.

2092년의 지구는 숲이 사라지고 사막이 가득한, 황폐한 곳이다. 우주개발기업 UTS는 우주 위성 궤도에 선택된 5%의 소수만이 머물 수 있는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 UTS(Utopia above the sky)를 만든다.


극과 극으로 갈라진 그 사이에는 우주노동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분),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김태리), 갱단 두목 출신의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잔소리가 특기인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는 우주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청소선 승리호에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수거한 사고 우주정에서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게 되고, 도로시를 찾기 위해 온 우주가 혈안이 된 가운데 승리호 선원들은 도로시를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계획한다.

미지의 세계인 우주이지만, 투박하게 구현된 우주선 승리호의 외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우주의 배경이 입체적으로 묘사돼 광활한 우주를 유유히 유영해가는 승리호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제작진만 1000여 명이 투입돼 총 2500여 컷 중 2000여 컷 이상을 VFX 작업으로 완성한 '승리호'는 극 초반 지구와 우주 낙원 UTS, 우주와 승리호까지 각각의 공간들을 차례로 보여주며 볼거리를 전달한다. 이질감 없이 구현해 낸 우주선 전투 장면, 그 중에서도 특히 우주를 누비며 적을 무찌르는 업동이의 움직임은 넓은 스크린에서 봤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곱씹게 한다.

인간을 바라보는 조성희 감독의 시선들도 등장인물들을 통해 보여진다. 관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중반부터는 인물들의 전사가 함께 녹아나면서 이들이 승리호에 탑승했던 이유, 갈등하게 되는 순간들까지의 묘사들도 엿볼 수 있다.

전직 군인으로,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낀 후 승리호에 탑승하게 된 태호를 연기한 송중기는 겉으로는 무심한 듯 보이지만 자신만의 사연을 담고 있는 내면을 표현하고, 보는 이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거침없는 카리스마로 승리호를 휘어잡는 김태리, 강렬한 드레드 헤어스타일의 외모와 대비되는 인간애를 가진 진선규도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내비친다. 화면 속에서는 볼 수 없지만, 목소리와 모션 캡처로 업동이를 표현한 유해진은 그의 표현을 빌려 '메탈이지만 하트(마음)가 있다'는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면서 생동감을 더해냈다.


앞서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의 넷플릭스 행이 결정되기 전 영화를 소개하며 "사운드 같은 것들이 극장에서 보실 때 가장 좋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전한 바 있다.

TV 화면과 모니터로는 조성희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다양한 모습과 소리들을 완벽히 만나볼 수 없기에 100%의 만족감은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짚어보면, 이는 작은 화면 안에서도 촘촘하게 공들인 새로운 비주얼들이 가려지지 않고 눈에 들어온다는 뜻이 된다. 한국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한 발짝 넓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승리호'의 공개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36분. 12세이상관람가.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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