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금메달은 1개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새로운 희망을 많이 볼 수 있었던 하루였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14일째 경기에서 육상 허들 여자 100m에서 이연경(안양시청)이 금메달을 따냈고, 남자 축구가 극적인 승리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며 팬들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또한, 남자 육상 10종 경기와 여자 농구에서도 은메달이 나왔다.
이연경은 25일 저녁,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허들 여자 100m 결선에서 13초23으로 결승선을 끊어 카자흐스탄의 나탈리아 이보닌스카야(13초24)를 0.01초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연경은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동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연경의 메달은 기록적으로도 큰 의미를 남겼다. 지난 1986년 임춘애 이후 24년 만에 여자 트랙 종목에서 나온 금메달이었으며, 단거리에서는 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당연히 허들에서도 사상 첫 금메달이었다.
이연경은 중반까지 중위권에 머물며 좀처럼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막판 스퍼트를 발휘했고 서서히 앞서나가기 시작하다 간발의 차로 이보닌스카야를 제치며 기대했던 금메달을 가져왔다. 올 시즌 아시아 랭킹 1위여서 기대가 컸던 만큼 기쁨도 컸다.
남자 육상 10종 경기에서는 김건우(문경시청)가 10개 종목 합계 7천808점을 기록하며 드미트리 카로포프(카자흐스탄, 8천26점)에 이어 2위로 귀중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거리, 중장거리를 비롯해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장대높이뛰기 등을 모두 치러 순위를 가리는 이 종목에서 김건우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육상 멀티 플레이어'의 인상을 강하게 심는데 성공했다.
남자 축구의 동메달도 값졌다.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3-4위전에서 한국은 1-3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32분 박주영이 만회골을 넣은 뒤, 후반 42분과 44분 지동원이 연속 헤딩골을 집어넣으며 4-3 대역전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2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냈고, 이란전 아시안게임 40년 징크스도 깼다.
여자 농구는 중국과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64-70, 6점 차로 패해 16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64-66으로 따라붙은 종료 9초 전, 이미선이 정당하게 스틸한 것을 심판이 파울 선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이 상황에서 자유투를 모두 성공한 중국은 한국의 추격을 뿌리쳤고, 한국은 애매한 심판 판정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밖에 공수도에서는 이지환(광주 상무설악)과 안태은(양산대)이 남자 67kg급, 여자 55kg급에서 잇달아 동메달을 수확했고, 남자 농구는 일본을 65-61로 꺾고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중국과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됐다. 또 여자 배구도 카자흐스탄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기면서 8년 만에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대회 6연패를 노렸던 여자 핸드볼은 일본에 28-29로 패해 3-4위전으로 밀렸고, 남자 하키 역시 인도에 0-1로 져 4위에 머물렀다. 소프트볼에서도 중국에 1-7로 졌고, 수구에서도 일본에 5-19로 져 모두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6일 오전 현재, 한국은 금메달 72개, 은메달 61개, 동메달 85개를 따내며 종합 2위를 굳게 유지했다. 한국은 26일, 남녀 바둑 단체전과 육상 창던지기, 남자 핸드볼, 농구 등에서 막판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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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