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문소리가 남편 장준환 감독과의 대화를 돌아봤다.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문소리는 '세자매'에서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을 연기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매일 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인물. 어린시절엔 아버지의 가정폭력 공포를 겪으며 살아온 캐릭터이기도 하다.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완성본을 봤다는 문소리는 19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부산에서 상영했을 때 영화를 보고 엄청 울었다. 제 영화 보고 잘 안 우는데 창피하게 많이 울었다. 김선영, 장윤주 배우는 기술시사 때부터 많이 울었는데, 그때 제가 놀리고 핀잔을 줬다. 그러고 제가 우니 부끄럽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촬영 전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저와 미연에게 내면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제 내면에서 별로 안 좋아하는 부분이다. 어려운 걸 어렵다고 드러내지 않고 감추려고 한다. 그래서 캐릭터가 잘 이해가 가면서도 와락 껴안기 힘들더라. 촬영 열흘 전까지도 그런 것 때문에 마음을 끙끙 앓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문소리가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처음 캐스팅, 투자 그리고 프리 프로덕션, 촬영, 코로나19 속 개봉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는 문소리는 "그래도 이승원 감독과 PD, 저 이렇게 세 명의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굉장히 행복하게 논의하고 고민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배우들끼리의 호흡도 좋았지만 제작과정에서 감독, PD와의 호흡이 좋았던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도 자세히 전했다. 특히 부부인 김선영과 이승원 감독의 대화를 들으며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그는 "어느 촬영장보다 소통을 많이 했다. 많은 게 서로 공유되는 분위기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과정에서 김선영 씨랑 이승원 감독님은 오랫동안 극단에서 창작활동을 같이 해왔던 사이라 의견이 다르면 좀 격하게 토론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놀랐다. '이 분위기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에 눈치를 보기도 했다. 그런 두 사람의 토론이 신기하기도 하고. 저는 현장에서 감독님한테 이야기를 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김선영 배우는 훨씬 편하게 감독님과 토론하는 사이였다"고 회상했다.
김선영과 이승원 감독이 배우, 감독 부부이듯 문소리 역시 영화감독 장준환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문소리는 "저희는 좀 더 대화가 오피셜하다고 해야 하나. 둘이 있을 때랑 다른 사람이라 있을 때랑 이야기하는 게 비슷하다. 시나리오 이야기를 할 때랑 커튼 색깔을 고를 때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더불어 "'제 생각엔 이런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감독님은 '나는 이런 것 같은데 저랑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 이 정도로 말한다. 감정이 상하려고 하면 시간을 갖거나, 생각해본 후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평범한 부부 같지는 않다"며 "제가 지금 장준환 씨를 본 지 오래됐다. 남편이 제주에 있다. 무슨 작업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안 올라왔다"는 말을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극 중 문소리는 두 자녀에게 아주 엄격한 엄마로 그려진다. 실제 딸을 두고 있는 엄마 문소리는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해선 "사실 딸한테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돼', '네가 잘못한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모두 잘 들어주는 타입이라 저는 좀 저라도 단호하게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엄격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할 때가 있다"며 "24시간 늘 같이 붙어있는 엄마가 아니니까 자주 혼내거나 극중에서처럼 소리치거나 그런 경우는 없지만 기준이 분명해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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