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천호진이 '2020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 이어 KBS에서 다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천호진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며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12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아나운서 도경완과 배우 조보아, 김강훈(1부), 이상엽(2부)의 사회로 '2020 KBS 연기대상'이 진행됐다.
대상의 주인공은 천호진이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국민 아버지'로 열연하며 매 작품 따뜻한 연기를 펼쳐 온 천호진은 3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송영달 역을 맡아 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진한 부성애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었다.
트로피를 받아든 천호진은 "원래 이 자리가 배우들과 모여 축하하고 재밌게 보내는 시간인데, 저희끼리만 그러니 마음이 무겁다"며 "먼저 생각나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의료진 분들과 사회 전반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 경찰관과 군인, 소방대원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이 버텨주셔야 이 어려움이 극복될 것 같다"고 응원을 전했다.
이어 "'한다다'를 시작할 때 제가 그런 말을 했다. 우리가 이 드라마에서 열심히 신명나게 놀아보자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을 드려보자고 했는데 제가 감히 생각하기에는 저의 그 목표가 달성된 것 같다. 이 상이 절대 제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후배님들과 여러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를 제가 가장이라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대신 받았다고 생각하겠다"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절절한 마음도 전했다. 천호진은 "그리고 제가 '한다다'를 촬영하는 중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언급했다.
지난 해 6월 지병으로 별세한 천호진의 아버지는 전 프로레슬링선수 故천규덕으로, 1960~1970년대에 프로레슬러 1세대로 맹활약하며 국내 프로레슬링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천호진은 "그 때 제 파트너로 있던 차화연 씨가 많은 힘을 주시고 끌어주셨다. 이 상을 차화연 씨에게 드리고 싶은데 오늘 사정이 있어서 시상식에 못 나오셨다. 나중에라도 제가 전해드리겠다"며 트로피를 살짝 들어올리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사람이 살다보면 행복한 시간은 찰나라고 했다. 찰나가 길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 감사하면 찰나의 시간이 길어진다고 하더라. 여러분도 새해에는 작은 것에 감사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길게 가지시길 바라겠다"고 당부했다.
또 "마지막으로 저희 아버님이 '한다다'를 정말 재밌게 보셨다는데, 드라마가 끝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이 불효자가 아버지에게 한 말씀 드리겠다"며 "감사했고, 수고하셨고,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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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