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지난 해까지만 해도 박태환(21, 단국대)의 라이벌은 중국의 장린이었다. 지난 2005년 동아시아 대회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친 뒤, 5년 넘게 수영 자유형 200, 400, 1,500m에서 접전을 벌이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달랐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부진했던 박태환이 다시 자유형 강자로 떠오른 사이 장린은 개인전에서 동메달 2개에 그치며 몰락했다. 그사이 18살 중국 신예, 쑨양이 박태환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쑨양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자유형 중장거리 분야에서 또 한 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쑨양은 자유형 1천500m에서 14분35초43으로 터치 패드를 찍어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국제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자유형 200, 400m에서 박태환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던 쑨양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잠재력 면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자유형 200, 400, 1천500m에서 모두 세차례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승자는 단연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400m에서도 3분41초53으로 들어와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부진을 말끔하게 씻고 특유의 파워넘치는 스퍼트를 앞세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쑨양도 만만치 않았다. 쑨양은 200m에서 1분46초25를 기록해 박태환과 1초45 차이로 2위를 차지했고, 400m에서는 막판 맹추격을 벌인 끝에 3분42초47로 골인해 박태환과 0.94초 차이로 2위에 올랐다. 경험 면에서 박태환이 쑨양보다 한 수 위였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분명히 위협적인 요소가 많았다. 스퍼트를 비롯해 영법 역시 전체적으로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직 18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쑨양의 성장은 최고 자리를 지키려는 박태환에게 분명히 위협적인 라이벌이 될 수 있다. 내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2년 뒤에 있을 런던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신화를 세우려 하는 박태환 입장에서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화려하게 등장한 쑨양을 더 경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 쑨양, 박태환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