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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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남규리 "광기 열연, 응급실만 세번·몸무게 너무 빠져"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12.22 10:50 / 기사수정 2020.12.22 10:1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처음부터 네가 선택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인생을 살았으면 해. 어디서든 진짜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진심을 이길 수 있는 건 없어. 네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MBC 드라마 ‘카이로스’에서 남규리가 열연한 강현채는 반전을 거듭한 캐릭터였다. 소시오패스였지만, 복합적인 내면을 지닌 '이유 있는 악역'이다. 

“캐릭터의 감정 변화부터 폭이 참 다양했어요. 일관성이 있는 듯 없는 듯 반전에 반전이 있었죠. 촬영장에서도 연기할 때도 어떠한 상황에 유연해짐을 느껴요. 집중할 때와 안 할 때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게 되고, 내적 성장을 한 것 같아요.”  

남규리는 타임크로싱 드라마 ‘카이로스’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유중건설 이사 김서진(신성록 분)의 아내 강현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완벽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였지만 딸 다빈(심혜연)을 유괴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모든 건 가짜였다. 서도균(안보현)과 내연관계였으며 유괴 역시 이들이 꾸민 짓이었다. 김서진과 한애리의 공조에 과거는 바뀌었지만 숨겨둔 불행한 가정환경 등 회를 거듭할수록 그의 민낯이 드러났다. 

“저 스스로 현채라는 캐릭터를 합리화시키고 설득하는 게 우선이었어요. 현채는 사랑 없이 자란 인물이에요. 불쌍한 여자, 삶을 대하는 방법도 무엇이 맞고, 진심인 건지도 모르는 여자, 그래서 사랑도 모르고, 나쁜 게 나쁜 건 줄도 몰라요. 현채가 되기 위해 현채의 서사를 만들었어요. 저렇게까지 살게 된 이유를요.” 


강현채는 외모는 청순하지만 서늘한 분위기를 풍겼다. 겉은 평온하지만 내면은 요동치는 불안한 캐릭터였다.  

“목적이 뚜렷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너무나 일상적이라고 생각하며 가끔은 일상생활을 한다고 생각하고 접했어요. 저의 다양한 면을 꺼내서 하고 싶은 연기의 70프로만 하자라고 생각했죠. 저 자신을 누구 보다 믿었어야 했어요. 자존감이 높아야 두려움 없이 강현채로 살 수 있겠다 생각했거든요. 

드러내놓고 악을 저지르며, 자극하고 짓밟는 악역이 아닌 너무나 정상적일 것 같은 여자가  저지르는 지극히 일상적인 연기를 했어요. 강현채는 늘 아무렇지 않았죠. 그게 곧 강현채였고,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엔 정말 나쁜 악역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현채에게는 본인보다 소중한 게 없었던 거니까요.” 

강현채를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로만 규정하는 건 억울할 터다. 

“강현채는 서도균을 사랑했어요. 과거 신에서도 터져 나오는 슬픔을 감독님께서 편집으로 잘 없애주셨어요. 드라마에 다 나오지 않았지만, 현채는 도균을 사랑하고, 미안해했어요. 강현채는 정신적 트라우마와 유년시절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과 환경에 노출돼 있었잖아요. 빨리 드러나지 않고 퍼즐처럼 천천히 드러났죠.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은 행동을 한 게 맞아요. 현채의 숨은 이야기와 성장 배경으로 인한 결핍은 트라우마로 이어졌고, 감정 없는 사람으로 살게 된 서사가 있는 캐릭터였어요. 아쉽지만 더 매력적인 빌런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남규리는 메소드 연기를 펼치며 그런 강현채에 몰입했다. 응급실까지 다녀오는 등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드라마로 남았다.

“1, 2부에서 아이를 잃은 슬픔을 표현하는 중간 중간에 7, 8부 대본을 받지 않았지만 감독님께서 필요하다 생각하시는 부분들에 디렉션이 있었어요. 드라마를 보며 내가 준비한 현채와 감독님의 현채가 조화롭게 표현된 것을 확인하는데 기뻤어요. 

현채의 광기에 어느 날은 쾌감을 느끼고, 어느 날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 날은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어요. 현채 역에 너무 빠져있어서 남규리로 돌아오는 게 힘들었어요. 결국 응급실을 세 번이나 다녀왔고, 몸무게가 너무 많이 빠져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죠. 그래도 제겐 너무 소중하고, 값진 작업이었어요.” 

그렇게 공을 들여 완성한 만큼 강현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저에겐 강현채 같은 자존감은 좀 색달랐어요. 저를 많이 채찍질하고 자책하는 편인데, 보이지 않게 긴장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강현채를 연기하며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보단 여성의 주체적인 단단함에 매력을 느꼈어요. 제가 만난 강현채는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 말고, 제 안의 세상에서 스토리가 많은 캐릭터예요. 현채의 모든 것에 개연성을 만들었어요. 현채를 연기하며 다채로움을 배운 것 같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남규리 측,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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