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나래 기자] '아이러브스쿨' 창업자 김영삼(42) 씨가 그동안의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12일, 김영삼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반 이후 인터넷 등 국내 IT 업계에서 대기업 외에 신규로 창업해 성공한 사례 자체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도 한 번 맛본 쓰라림을 극복하고 재기하기엔 문턱이 너무나 높았다"고 탄식을 섞어 전했다.
김 씨가 1999년 10월 본격 사업에 나선 '아이러브스쿨'은 학교 정보와 입학연도, 졸업연도 등을 입력하면 동창을 찾을 수 있었던 당시 혁명적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그러나 김 씨가 아이러브스쿨을 떠난 지난 2001년 2월 이후 지난 10년간 고된 생활을 이어왔다고 입을 열었다.
2000년 8월 500억 원을 제시한 '야후'의 인수 제안은 달콤했으나 김 씨는 경영권 보장을 약속한 국내의 한 중소기업을 택해 일부 지분을 넘기게 된다.
하지만, 김 씨는 지분매각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지분을 넘겼으며 지분을 받아간 중소기업 대표는 '아이러브스쿨'을 다른 회사에 넘기고 해외로 도피한 뒤부터 '급전직하'의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그에게 몰아닥친 더 큰 시련은 주식 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였다. 소득이 없으므로 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변호사의 말만 순진하게 믿고 자진 신고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매매를 미리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마저 더해진 세금 총액은 13억 5천만 원이었다. 이후 5년간 이자를 포함, 총 24억여 원으로 불었다.
이에 김 씨는 '야후'에 매각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회사(아이러브스쿨)를 떠난 것은 아이를 낳고 버린 행동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시련도 시련이지만, 창업과 도전이 '머니게임'으로 변질해 버블 붕괴로 이어진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견해 질문에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 트렌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인터넷 현실은 우물 안 개구리"라고 진단했다.
김 씨는 "철저한 실명인증과 가입 시 고객동의를 통해 강제로 다른 서비스도 가입하게 하는 사업자 위주의 시장 환경에 길든 우리 업계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며 "'우리만의 리그'로 변질한 인터넷 시장도 '테스트베드'로서 장점을 상실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안타깝다", "창업자들의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러브스쿨이 그립다" 등 김 씨를 위로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나래 기자 purp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