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08 12:00 / 기사수정 2007.04.08 12:00
[엑스포츠뉴스=김민숙 기자] 인천은 두 개의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대전은 하나의 페널티킥을 놓쳤다. 결국, 대전은 데닐손이 환상적인 골을 두 번이나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페널티킥을 실축함으로써 첫 승을 올릴 기회를 다시 한 번 놓치고 말았다.
4월 7일, 인천 문학 경기장에서 펼쳐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5Round 경기에서 재역전의 드라마 끝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전 시티즌을 3-2로 물리쳤다. 인천은 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경기장을 찾은 많은 홈팬에게 K리그 첫 승을 선사했다.
경기의 포문을 연 것은 인천이었다. 전반 10분, 김상록이 헤딩으로 넘겨준 볼을 라돈치치가 오른발로 강하게 때리며 대전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이는 최은성의 손에 걸리며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3분 후, 라돈치치는 한 번 더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지만 이 역시 대전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이렇게 인천이 두 번의 아까운 기회를 놓치자 이번에는 대전이 기회를 잡았다. 전반 21분, 데닐손이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친 후 크로스해준 것을 김용태가 달려들며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인천 수비수를 맞고 튕겨 나왔다. 골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용태는 재차 슈팅을 날려 보았지만, 이 역시 안타깝게 골문을 빗나갔다.
그리고 전반 35분, 대전은 데닐손이 페널티킥을 선언 받으면서 한 번 더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대전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난히 페널티킥을 자주 실축했고, 이번 경기에서 역시 그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키커로 나섰던 정성훈의 약한 인사이드 킥이 권찬수 골키퍼의 손에 걸리면서 대전은 또 한 번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말았고, 이것은 대전이 첫 승을 놓치는 결정적인 장면이 되었다.
결국, 선제골은 인천에서 터졌다. 전반 38분, 김상록의 시원한 중거리슛이 그대로 대전의 골네트를 가르면서 지금까지 공방전을 펼쳤던 두 팀의 균형은 순식간에 깨졌다.
김상록에게 골을 허락한 후, 한 점 차로 뒤지는 상태에서 후반전을 시작한 대전은 절대 이대로는 물러설 수는 없다는 듯 거친 압박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세인과 최윤열이 몸을 던지는 수비를 보이는가 하면, 평소 수비 가담이 적었던 김용태와 김창수 역시 그라운드의 곳곳을 헤집으며 팀의 첫 승을 위해 달렸다.
이런 선수들의 투지 덕분이었을까. 대전은 후반 5분과 7분, 데닐손이 연달아 두 개의 골을 성공시키며 상황을 역전시켰다. 데닐손은 환상적인 발리킥과 시저스 킥으로 많은 인천의 관중을 침묵시켰다. 또한, 지난해 붐을 일으켰던 마빡이 세레모니를 다시 한 번 펼쳐보이면서 최윤겸 감독과 포옹을 하는 등 대전의 간판스타다운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인천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20여 분의 시간 동안 대전은 멋진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지난 시즌 후기 리그 때부터 슬럼프를 겪는 듯했던 김용태는 오랜만에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팀의 공격을 주도해 나갔다.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된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김창수 역시 좌, 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압박 수비에 가담하는가 하면 적극적인 공격 가담도 보여주는 등 매우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 주었다. 두 골을 몰아넣은 데닐손의 움직임은 인천의 수비수들을 시종일관 괴롭혔으며, 주승진의 빈자리를 메운 임충현 역시 정확한 킥과 패싱 능력으로 성공적인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대전은 이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중대한 실수를 연달아 범하면서 인천에 두 개의 페널티킥을 헌납하고 말았다.
후반 26분, 페널티 라인 안에서 볼 경합을 하던 박재현을 대전의 수비수가 잡아채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키커로 나선 데얀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2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4분 후, 한 번 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데얀이 페널티 라인 안에서 볼 트래핑을 하던 중 대전의 수비수에 의해 넘어지자 심판은 다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역시 키커로 나선 데얀은 4분 전처럼 차분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하면서 경기를 재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인천은 장신 김선우를 앞세운 고공 공격으로 계속해서 대전의 골문을 두드렸다. 대전 역시, 수비수 이세인과 미드필더 박도현을 빼고 우승제와 페르난도라는 두 명의 공격수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였다.
그렇지만, 스코어는 펠레 스코어(축구 점수의 대명사로 3대2를 말한다. 펠레가 축구는 한 골 차 승부가 가장 재미있으며, 그 중 3대2 스코어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 데서 비롯되었다.)에 멈춰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두 개의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킨 덕분에 승리를 챙긴 인천은 경기장을 찾은 1만 5천여 명의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는 기쁨을 누렸다.
경기가 끝난 후, 박이천 감독은 “대전도 인천 못지않게 좋은 경기를 보여 주었다"며 패배를 짊어지고 돌아가는 상대에 대한 위로를 잊지 않았다. 비록 승리하였으나, 데닐손에게 연달아 2골을 허락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수비진에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앞으로 이 점을 잘 보완하여 꼭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다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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