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하고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안 PD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3천700여만원의 추징금을 유지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피해 연습생은 ▲ 시즌1의 김수현·서혜린 ▲ 시즌2의 성현우·강동호 ▲ 시즌3의 이가은·한초원 ▲ 시즌4의 앙자르디 디모데·김국헌·이진우·구정모·이진혁·금동현 등 12명이다.
판결 이후 엠넷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판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엠넷은 "끝까지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건 발생 후부터 자체적으로 피해 연습생들을 파악하고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일부는 피해 보상이 완료된 상태이며 일부는 아직 협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에는 엠넷이 만든 또 다른 오디션인 ‘아이돌학교’ 관련 재판도 있었다.
엠넷 김모 CP(총괄 프로듀서)의 변호인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시청자들의 평가 기준과 다른 방식으로 순위를 매긴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법리적으로는 무죄"라고 말했다.
일종의 업계종사자로서 엠넷 서바이벌 관련한 이슈를 쭉 되새김질 해보면, 제일 많이 떠올리게 되는 단어가 ‘인성’이다.
때는 약 3년 전인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 워낙 분위기가 살벌했던 제작발표회라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당시 ‘아학’ 취재를 나온 언론사들은 성상품화 논란, 외모지상주의 논란으로 제작진을 몰아붙였다. 이러한 질문공격에 제작진 측에서는 “아이돌의 인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차별점”이라는 식으로 답했다. 그날 인성이라는 단어만 몇 번 들었는지 모른다.
‘프듀’ 시리즈도 연습생 인성 논란이 단골손님이었다. 그래서 제작발표회 같은 장소에선 관련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질문이 쏟아졌다. 조작 사태가 터졌던 ‘프듀X’도 방송 직후 최대 이슈는 모 연습생 과거 인성논란이었고. 이런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엠넷 측은 재발방지 약속, 시스템 강화 같은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인성에 제일 문제가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본인들이었고.
여러 ‘프듀’ 시즌에 일어난 각종 연습생들의 인성 논란은 엠넷에서 저지른 일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피해 연습생 공개 이후 실검 1위를 찍은 이가은.
이가은은 ‘프듀48’ 방송 당시 소위 ‘위스플’(프듀에서 밀어주는 기획사가 위에화-스타쉽-플레디스라는 논란)의 주인공 중 하나였고, 이를 제작진은 요긴하게 써먹었다. 이가은이 소위 ‘적폐몰이’ 당하는 걸 방송 흥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 그렇게 써먹고 최종화 투표 결과까지 그런 식으로 만들었으니 좋은 소리가 나올 리가 있나.
엠넷이 투표 조작 이슈로 받는 집중포화는 사실 ‘맥시멈’이 아니라 ‘미니멈’이다. 중간 서사 거의 생략된 상태에서 ‘조작을 했다’는 사실 하나로 지금과 같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니까. 이에 비판의 수위는 지금보다 배는 더 세질 수 있다.
지금까지 쌓인 스토리들을 생각하면, 엠넷(CJ ENM)에서 낸 “피해 연습생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문은 여러모로 가는 눈을 뜨고 볼 수밖에 없다. 호의적으로 볼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이 현재의 엠넷.
보상 문제에 성심성의를 다 한다고 해도 받는 비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렇지 않았을 시에 ‘엠넷 인성 논란’은 더 커지면 커지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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