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08 08:52 / 기사수정 2010.11.08 08:52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화제의 선수가 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여자정구 단체전의 금메달리스트인 박순정(38, 수원시청)은 무려 16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다시 출전하게 됐다.
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대회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이었다. 이 대회에서 여자 단체가 우승하는데 큰 공헌을 세운 박순정은 대회 도중, 아버지가 장마로 인한 급류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
여자복식 8강 경기가 열리기 전날, 비보를 접했던 이는 박순정이 아닌, 복식 파트너였던 박영아였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동료는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고 결국, 박순정-박영아 조는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 경기가 끝난 뒤, 박순정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8강 탈락과 함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박순정은 그대로 실신하고 말았다.
"16년 전, 2관왕의 꿈이 사라졌을 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다시 태극마크를 달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는데 운동을 멈추지 않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16년 만에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습니다"
박순정은 1995년에 열린 세계선수권을 마지막으로 정든 코트를 떠났다. 비록,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운동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라켓을 지속적으로 잡고 꾸준하게 운동에 매진한 박순정은 2008년, 13년 만에 다시 복귀하게 된다.
"은퇴를 한 이후에도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운동은 항상 멈추지 않고 해왔는데 다시 현역에 복귀할 기회가 주어졌어요. 하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권란희 선수와 복식조를 이루어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됐고 결국, 국가대표로 발탁됐습니다”
정구 대신 마라톤에 재미를 붙이며 체력을 유지한 박순정은 공인중개사로도 활동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또한, 한 아들을 둔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도 삶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다시 국가대표가 되면서 자신의 모든 시간을 정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마흔이 가까운 나이로 코치가 아닌, 선수로 합숙을 한다는 점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임도 있었고 후배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어린 후배들과 잘 지내고 있어요"
박순정은 복식에서 전위 역할을 맡고 있다.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그는 전위에서 경기의 흐름을 이어가고 상황이 어려울 때, 반전시킬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칠 예정이다.
"5개월 동안 춘천 송암스포츠센터에서 훈련에 전념해왔어요. 시설도 좋고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춰 최적의 훈련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상대인 일본이 케미컬코트에서 강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도 이곳에서 적응 훈련을 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16년 전, 이루지 못한 꿈인 ‘아시안게임 2관왕’을 향해 박순정은 다시 라켓을 단단히 잡았다. 단체전은 물론, 권란희(25, 부산사하구청)와 함께 하는 여자 복식에서도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박순정의 목표다.
[사진 = 박순정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대한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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