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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또 '리즈 갱신'…"완전 탈피했다"

기사입력 2020.11.19 10:30 / 기사수정 2020.11.19 03:51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는 18일 고척 NC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1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9회 말 마무리 투수 이영하가 휘청였다. 1점 차까지 쫓겼다. 이때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벤치는 김민규를 선택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는 오늘 대기할 것"이라고 했으나 "오늘 민규가 나오면 안 되지"라며 웃었다. 선발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길게 던져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예상과 달리 9회 말 나오게 됐으나 김민규는 맡은 바 역할에 최선 다해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서 세이브를 거뒀다.

김민규는 동점 내지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9회 말 1사 1, 2루에서 등판했다. 첫 타자부터 껄끄러웠다. 등판하자마자 위기였는 데다 상대해야 했던 타순이 하필 NC 테이블 세터였다. 김 감독이 "정확성만 아니라 발까지 빨라 출루를 최대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봤던 박민우, 이명기였다.

김민규는 첫 타자 박민우에게 직구 위주 승부를 해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었다. 이어 2스트라이크 1볼에서 포크볼을 택했다. 박민우 방망이가 헛돌았다. 김민규는 "(박)세혁이 형 믿고 던졌고 결정구는 포크볼 사인이 나왔다. 사실 포크볼 제구가 왔다갔다하는데도 제대로 집중해서 던졌더니 원하는 데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민규는 긴장이 풀렸다. 다음 타자 이명기와 승부에서는 1스트라이크 3볼, 볼 카운트가 불리했는데도 몸쪽으로 과감히 찔러 넣었다. 이명기는 1루수 앞 땅볼 처리됐다. 김민규는 두산이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서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김민규는 기자회견장에서 "이겨서 기분 좋은데 지금 너무 긴장했더니 말이 잘 안 나온다"며 "늘 봐 오던 한국시리즈라서 등판하는 상상 정도는 해 봤지만 막상 오르니 긴장되더라. 그런데 초구 던지고 나서 긴장이 풀렸다. 그때부터 집중해서 타자와 싸워 보려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민규가 잘 막았다. 단순히 잘 막는 것만 아니라 정말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잘 던져 줬다"고 칭찬했다. 김민규는 "마운드에서 더 당당히 있으려 노력했다"며 평소 내성적 성격이지만 마운드에서는 달라지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내가 최고'라는 주문"을 외웠더니 마운드 위에서 달라졌다고.

김민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해 오고 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 홀드 이어 4차전에서 4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사실상 선발 투수 역할까지 해 포스트시즌 첫 승까지 거뒀다. 그리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세이브까지 올려 나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김민규는 인생 경기가 "매일 갱신되는 것 같다"며 이 다음 "우승하고 환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규를 옆에서 지켜 보던 김재호는 "민규는 정말 공 좋은 투수다. 내성적이다 보니 작년 캠프 때 적응하는 데 어려워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완전히 탈피했다"며 "지금 민규만큼 던져 주는 투수가 어디 있나. 앞으로 더 기대되고 정말 잘 던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멋쩍게 웃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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