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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금민철, '2007년은 나의 해'

기사입력 2007.04.04 12:11 / 기사수정 2007.04.04 12:11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2004년 2차 지명 4순위, 계약금 5천만원, 프로 2년 통산 3승5패 평균자책점 4.69. 두산 왼손투수 금민철(21)의 프로필이다. 기록만 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금민철은 2007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포함해 20이닝 동안 상대 타선에 단 한 점만을 내주며 두산 선발진 4번째 자리를 꿰찼다. 과연 그는 어떤 선수이기에 프로 입문 3년 만에 선발 한 자리를 꿰찬 것일까?

방망이를 버리고 마운드에 오르다

동산고 시절 그의 포지션은 투수 겸 외야수였다. 외야수로서 그는 준수한 발 빠르기와 괜찮은 수비력을 갖췄고 갖다 맞추는 재주도 있던 선수였다. 2004년 8월 당시 금민철을 지명했던 윤혁 스카우트팀 대리 또한 외야수로 염두에 두고 그를 지명했었다.

그러나 병역 파동이 일어나면서 투수진에 커다란 구멍이 났고, 11월 부산 마무리 훈련부터 그는 본격적인 투수수업을 받았다. 최고 130km/h대 중반의 직구는 미덥지 못했지만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준수한 커브 구사능력을 보여줬다.

금민철의 프로 데뷔전은 2005년 5월 12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였다. '에이스' 배영수(26)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그는 5.1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6회 체력이 떨어지며 안타를 맞았다는 점, 뒤이어 등판한 김성배(26.현 상무)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못 잡고 집중타를 맞았다는 점을 감안해 대체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프로 첫 승, 그리고 가능성

지난 시즌 개막 직전 경미한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 진입이 늦었던(4월29일 등록) 금민철은 6월 3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후 시즌 후반부터는 선발투수로 자주 등판하며 코칭스태프의 테스트를 거쳤다. 비록 평균 5이닝 이상을 소화해내지 못하며(선발투수 출장 8경기 35.1이닝)부족함을 보여줬지만 커다란 가능성도 보여줬다.

선발로 2승을 따냈던 LG와의 경기(2006/6/3, 8/5)는 그의 대성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투구판 왼쪽 가장자리에서 뿌려지는 금민철의 슬라이더는 상대적으로 낮은 릴리스포인트와 맞물려 좌타자의 몸 뒤에서 바깥쪽으로 갑자기 빠져나가는 듯한 효과가 있다.

LG 왼손타자들은 이 공에 맥없이 물러났고, 공을 제대로 배트 중심에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우타자들은 떨어지는 각도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커브공략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허구연(56) MBC 해설위원은 '오른발이 일찍 무너지는' 습관을 금민철의 단점으로 지적했다. 발이 일찍 흔들리며 중심축을 잡지 못하면 그만큼 몸이 흔들려 제구력을 잡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다. 제구력 보완은 구위 향상과 함께 2006년 금민철의 가장 커다란 숙제였다.

제구력만 조금 더 좋아진다면

2007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는 금민철을 위한 무대였다. 자체청백전 두 경기, 요미우리 자이언츠, 야쿠르트 스왈로즈,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10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호투했고 시범경기에서도 10이닝 1실점(1패 평균자책점 0.90)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 위, 아래 폭이 넓어진 것은 금민철에겐 굉장한 호재다. 지난해 구사했던 슬라이더가 좌타자에게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유인구였다면 올 시즌에는 '알고도 못 치는' 결정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커브 또한 마찬가지이다. 배리 지토(29.샌프란시스코)를 연상케 하는 낙차 큰 커브는 우타자 몸쪽으로 뚝 떨어지며 시야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리기 일쑤라 제구만 제대로 된다면 오른손 타자용 결정구로 쓰기에 알맞다.

직구구속도 147km/h까지 끌어올리며 수준급 선발요원의 요건을 하나 둘씩 갖췄다. 남은 숙제는 20이닝 동안 11개의 사사구를 내준 제구력을 조금 더 보완하는 일이다. 제구력까지 보완된다면 '제2의 배리 지토'나 '한국의 스기우치 토시야(27.소프트뱅크)'를 조만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올 시즌 금민철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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