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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32년 만에 '아픈 손가락' 절친 찾고 눈물…"화가 나려고 한다" ('사랑을 싣고') [전일야화]

기사입력 2020.11.12 07:05 / 기사수정 2020.11.12 01:37

강다윤 기자

[엑스포츠뉴스 강다윤 인턴기자] '탁구 여제' 현정화가 32년 만에 친구를 찾았다.

1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이하 '사랑을 싣고')에서는 '탁구 여제' 현정화 감독이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이날 현정화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탁구를 시작했다"며 "그때부터 6학년때까지 같이 운동했다"며 자신의 전학으로 연락이 끊긴 친구 박소현 씨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현정화는 "사실 청소년 대표 때도, 고등학교 대표가 됐을 때도 찾았다. 올림픽이 끝나고도 찾았다"며 "그 친구는 제게 아픈 손가락이다.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는 근심 어린 눈으로 생활했다. 항상 수줍어해서 누구나 챙겨주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현정화는 "20살이 됐을 때 이 친구가 저한테 편지와 사진을 보냈다. '잘 있다, 보고 싶다, 잘해서 좋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며 "본인은 탁구를 그만뒀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는데 연락이 안 됐다. 32년을 기다리고 있다가 의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정화는 친구와의 연을 찾으려 그때 그 초등학교를 찾았다. 현정화는 학교에 남은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상장을 바라보며 추억을 곱씹기도 했다. 친구를 회상하며 현정화는 "생각보다 추억의 증표들이 나왔다. 그냥 어렴풋이 기회가 있겠지 하고 왔는데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박소현 씨는 현정화와의 만남을 거부했다. 어렵사리 성공한 통화에서 박소현 씨는 "나도 보고 싶고 그립다. 친구도 많을 텐데 내가 생각난다고 하니까 고맙다. 그런데 제가 지금 여건이 안된다"고 전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시 찾은 초등학교. 현정화는 기대감 속에 샅샅이 학교를 살폈다. 그러나 친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고 현정화는 서서히 기대를 접어가는 듯 했다.

그때, 교문을 넘어서 누군가가 꽃다발을 안은 채 걸어왔다. 현정화는 한 눈에 박소현 씨를 알아봤고, 두 사람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현정화는 "난 네가 보고 싶더라"라고 인사했고 박소현 씨는 "정말 힘들었는데 고맙다"며 조심스레 마음을 표현했다. 박소현 씨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에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정화가 날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박소현 씨는 현정화의 시합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진한 우정을 자랑했다. 이에 현정화는 "그래도 내가 용기를 내지 그런 생각이 든다"며 자책했다.

회포를 풀러 두 사람은 'TV사랑 포장마차'를 찾았다. 푸짐한 해산물 한 상을 앞에 두고 두 사람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정화는 "처음에 교문에 들어왔을 때 너무 작아서 못 알아봤다"면서도 "눈이 맞더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박소현 씨는 "첫 아이를 출산하고 무리가 왔다"며 "하루하루 제 몸을 버티기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박소현 씨는 "몸이 안좋으니까 일, 집, 일, 집만 반복해서 이렇게 외출한건 12년 만이다"라며 "정화 이모가 선물을 주는 것 같다고 딸들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에 현정화는 "화가 나려고 한다"며 "사람이 같이 있어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소현 씨는, 현정화가 88올림픽 때 보냈던 편지를 들고오기도 했다. 현정화는 편지를 낭독하며 그 시절을 회상했고, 두 사람의 우정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

강다윤 기자 k_yo_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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