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LG 트윈스 정찬헌이 등판할 때 LG는 이미 0-8로 크게 지고 있었다.
포기할 수는 없었다. 선발 투수 타일러 윌슨이 3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고, 이어 진해수까지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휘청였다. 벤치는 구원 투수까지 대량 실점할 동안 빠르게 판단하지는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최소 실점으로 막으려 했지만 반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런데도 버텨야 할 이유가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져 벼랑 끝이었다. 더구나 박용택에게 마지막 잠실 홈 경기가 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더 강했다.
패색이 드리워져 있는 상태였다. 정찬헌은 0-8부터 버텨야 했다. 일단 4회 초 마운드에서 7실점해 불부터 꺼야 했다. 정찬헌은 첫 타자 김재환을 삼진 처리해 두산 쪽으로 넘어가 있는 흐름을 끊었다.
그 뒤 정찬헌은 세 이닝 동안 매 이닝 득점권 상황에 몰렸다. 그런데도 최종 3⅔이닝 동안 4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 사이 타선이 살아나 1점 차까지 쫓아 갔으나, 결과적으로 뒤집지 못하고 7-9 패배했다.
정찬헌은 올 시즌 열흘 간격 선발 로테이션으로 19경기에서 7승 4패 하는 동안 완봉 1회 했고 평균자책점 3.51로 허리 부상 우려가 있는데도 부활했다는 평가다. 더 빠르게 투입되지 못해 아쉬워하는 시각이 있는 이유다.
경기가 끝나고 류 감독은 "정찬헌이 잘 던져 줬다"고 인정하며 "타선에서 0-8 상황부터 7득점해 줬다는 데 칭찬하고 싶다"고 하는 동시 "다만 교체 타이밍이 아쉬웠다"고 짚었다.
결과적으로 LG는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러면서 정규시즌만 아니라 포스트시즌까지 계속되는 혼신 투구 또한 빛 볼 수 없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