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02 12:12 / 기사수정 2010.11.02 12:12
[엑스포츠뉴스=부산, 김현희 기자] 지난해와 올해, 부산고등학교 야구부는 저학년들이 스타팅 멤버로 활약했다.
학력에 관계없이, 실력 위주로 선수를 경기에 내보낸다는 김민호 감독의 지도 철학이 빛을 발한 결과다. 비록 지난해에는 전국대회에서 번번이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올해에는 화랑대기 우승과 청룡기 4강 등 호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부산고의 전력을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올 시즌 성적이 주축 3학년 없이 거두었다는 데에 있다. 화랑대기 우승/청룡기 4강 멤버가 내년 시즌에도 고스란히 팀 전력을 차지하게 된다. 1학년부터 실질적인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민호(17)도 그 중 한 명이다.
청룡기 4강의 주역이기도 한 이민호는 화랑대기에서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보통 3학년들이 MVP로 선정되는 전국대회 특성을 감안해 보았을 때 '2학년 MVP'의 선정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빼어남을 자랑하지만, 부산고 김백만 투수코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김 코치는 이민호에 대해 “고등학교에서만 야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에 안주하지 말고, 더 나은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제자이자 후배인 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3학년이 되는 내년 시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이민호는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 있을까. 동계훈련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그를 부산고 교정에서 만나보았다.
- 고교야구 최강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만나는 것 같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이민호(이하 '이') : 지금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실력을 쌓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
- 부산중학교 야구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이민호 본인이 중학교 때에는 지금처럼 자신있게 볼을 던지지 못했다고 한다.
이 : (공감한다는 듯) 중학교 때 너무 의기소침했다. 야구가 잘 안 되니, 주눅이 들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김)대유(넥센)형이 조언을 많이 해 줬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던 것 같다. (김)대유 형 외에도 3학년 투수들이 조언을 많이 해 줬다.
- 부산중학교 김종석 감독님 이야기를 좀 해 달라.
이 : 너무 엄하신 분이셨다(웃음). 예의범절과 선수로서의 기본자세를 특히 강조하셨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절대 넘어가는 법이 없으셨다. 기술적인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 박재현(동의대) 등이 빠져나간 이후 올해부터 선발 마운드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황금사자기 2회전에서는 유창식의 광주일고를 만났다.
이 : (한숨) 나의 실수 하나로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판단 미스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개인 성적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팀 성적이 우선이기에 기쁘지 않았다. 그래서 청룡기에서 광주일고에 복수하고 싶었는데, 나오지 않더라(웃음). 꾸준히 연습하여, 이를 갈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4강에서 경남고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화랑대기에서는 MVP에 선정됐는데, 단언하건대 혼자 했다면 절대 못 받았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야수들이 잘 도와 준 것이 컸다.
- 내년이면 3학년이다. 1, 2학년 때 잘했던 선수들이 3학년 시절에 예전만 못했던 사례는 꽤 있는데, '고3병'을 의식하고 있는가?
이 : 의식 안 하고 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꾸준히 하고싶다.
- 라이벌로 지목해 둔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이 : 동성고 김원중이다. 화랑대기 때 벤치에서 그 친구 볼을 봤는데,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 한번 겨뤄보고 싶다.
- 닮고 싶은 선수나 롤 모델이 있는가?
이 :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손민한 선수다. 컨트롤이 좋고, 투구폼이 유연하여 내가 닮고 싶은 선수이기도 하다. 물론, 김백만 코치님도 정말 좋아하는 분이다(웃음). 코치님 지도 스타일이 나와 잘 맞다 보니, 코치님 현역 시절 투구폼과 내 투구폼이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다.
- '부산고 이민호'하면 지금처럼만 해 줄 경우 프로 입단은 어렵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 : (쑥스러운 듯) 물론 나도 프로진출이 목표다. 그때까지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다.
- 부산고에는 안태경/정수민 등 미국으로 건너간 선수들이 많다. 본인도 그러한 대열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가?
이 : 현재로서는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켜봐 달라.
◆ Scouting Report ◆
성명 : 이민호(부산고등학교 2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83cm, 80kg | 종합점수 : A
- 직구 스피드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A-
- 장점 : 빼어난 제구력. 두뇌 피칭. 묵직한 직구와 볼 스피드
- 프로지명/대학진학시 과제 : 자만심 극복. '완성형'으로 거듭나기 위한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
[사진=부산고 이민호 ⓒ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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