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양동근이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을 통해 자신의 연기 방식에 변화를 주며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데뷔 34년차, 아역부터 시작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베테랑 배우의 의미있는 발걸음이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 양동근은 미스터리 연구소의 소장 닥터 장 역을 연기했다. 애칭 '브로콜리'로 불리며 양선 역의 이미도와 함께 러브라인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진지하지만 엉뚱한 다양한 표정과 말들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하는 데 큰 힘을 보탠다.
앞서 지난 2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공개된 후 양동근만의 개성 넘치는 연기에 호평이 이어진 바 있다. 양동근은 "이정현 씨도 '양동근 씨 (반응이 좋아서) 큰일났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사실 무엇 때문인지 저는 이해가 안되고 있거든요"라고 웃으며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정말 재미있어요.이해가 안되는데,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죠"라고 전했다.
"외계인이라는 소재 자체가 참신했어요. 일반적이지 않은 소재의 희소성, 또 신정원 감독님 자체가 장르인 영화잖아요. 매력적이었죠. 이렇게 독특한 장르는 제게도 처음이거든요. 그리고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제 연기 철학이랄까요? 한 번 웃고 가야 할 것 같지만…"이라고 쑥스럽게 웃으며 "그 가치관을 완전히 바꿨어요"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앞으로 현장에서, 그리고 영화 안에서 감독님이 펼치고자 하는 그림의 미장센이 돼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이 잘 그려질 수 있게 하는 그런 도구요. 그 때 이 작품이 찾아온 것이죠. 제가 이해를 하느냐, 못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감독님의 색깔이 확실했기 때문에,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은 마음으로 임한 것이죠."
9살 시절부터 경험해오던 현장이기에, 자신도 모르는 새에 관성적인 부분이 몸에 밸 수밖에 없기도 했다. 최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는 예능 출연도 이같은 생각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양동근은 "대사나 지문이 있어야 움직이던 제가, 팔딱팔딱 살아있는 현장의 기운을 느끼게 된 것이죠. 그렇게 예능의 매력을 알게 되기도 했어요"라고 활발해진 방송 출연의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현장에 애정을 갖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고민했을 때 '즐겨야 한다'는 마음이 떠올랐고, 구체적인 인물로는 가수 겸 배우로 활약 중인 임창정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졌다.
양동근은 "현장을 즐기는 배우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할까 늘 놀라웠었어요. 제가 만들어와서 카메라 앞에서 펼치는 것 말고, 정말 작업하는 현장의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그게 딱 들어맞은 것 같고요"라고 설명했다.
연기에 있어서도 '좀 더 기술적으로 갔다'고 전한 양동근은 "제 캐릭터가 대사가 좀 많은 편인데, 어떻게 보면 저만 알고 있는 그런 연기 패턴의 변화거든요. 제 스타일대로 했으면 다소 늘어졌을 대사인데, 러닝타임을 신경 쓰게 됐어요. 조금 속도감 있게 대사를 해 본 것이죠. 처음 시도였는데, 나름대로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라고 만족했다.
양동근은 "결혼 후 삶의 패턴이 변하면서 가치관도 같이 자연스럽게 바뀌더라"고 말을 이었다. 앞으로의 작품들 속에서도 지금보다 더 개성 넘칠 양동근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그 생각 안에 연기가 자리하고 있어요. 배우의 덕목으로도 늘 생각했던 것이 유연함인데, 제가 지금까지 그 유연함의 개념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죠.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르면서, 정말 연기 인생에 처음으로 그 유연함이라는 것을 온전히 느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이 제게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 같고요. 배우 인생은 40부터라고 했으니까, 마음을 다시 먹고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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