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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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시대] '무한도전' 그들을 평가하는 잣대에 대해

기사입력 2010.10.20 21:35 / 기사수정 2010.10.20 21:36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 방송연예팀/김혜미 기자의 연예시대]

16일 방영된 무한도전은 '텔레파시' 특집을 내보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소재를 멤버들에게 미션으로 부여하여 서로를 연락 수단 없이 찾아내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7명 전원 같은 장소에서 만날지 아닐지는 다음주로 미뤄진 상황이지만, 이날 하루 방영분으로도 참 여러 가지 말이 나왔다.

그런데 이날 '텔레파시 특집'에도 어김없는 기사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바로 시청률에 관한 이야기다.



'무한도전'을 이끌어가는 데에 시청률이란 세 글자가 크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긴 하다. 어찌됐든 '무도' 도 방송이고 시청률을 신경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뜬 기사들은 어김없이 위기의 무한도전, 다른 프로에 턱밑까지 추격당한다는 등의 이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제목들로 채워져 각 포털사이트의 대문에 걸렸고, 대중은 그 기사를 보았다.

대부분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별로 신경 안 쓴다'다.

'무도'는 현재 6년 넘게 한결같이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다. 사실 '무도'는 이 점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손뼉쳐줘야 할 만한 일이다. 일개 예능이, 얼마를 넘기지 못하고 폐지되고 새로 생기는 마당에 한 프로그램이 이렇게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보면 정말 만만찮은 일이다.

그러나 이미 대중은 그것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시한다. 당연히 토요일 저녁 6시 30분에 시청자들을 만나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무도' 가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느냐고 한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이 그 방송을 보고 싶어하고, 그 방송 또한 대중에게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6년이란 긴 시간을 견디는 건, 분명히 힘든 일이다. 제작진들은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 방송을 만들고 그 결과를 TV로 보는 시청자들은 재미있다며 웃거나 또는 재미없다며 비판을 하거나 하며, 이렇게 6년이란 세월을 함께해 왔다.

이미 '무도' 와 시청자들 사이엔 6년 이상의 시간뿐만 아니라 서로 소통하며 쌓아온 그 무언가가 있다. 어찌됐든 이렇게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는 '예능' 또한 흔치 않다.

그런 '무도' 에 시청률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건 제작진들도, 시청자들도 아닌 언론이다. 팬과 스타 사이의 경계선에 서서 그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언론이다.

정확하게는 필자 같은 기자들이란 얘기다. '무도'는 방송이 끝나면 시청률 기사들이 거의 의무적으로 올라온다. 전에도 썼던 것처럼, 위기가 왔다거나 침체기라거나, 시청률이 떨어지거나 추격당한다는 식의 글이 올라온다.

16일 방영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청률' 이란 세 글자로 그날의 방영분을 평가했다. '무도'가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전하고 싶은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소위 '무도'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이제 시청률에 대한 기사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무도'도 물론 방송이기에 시청률이 중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무도'엔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다른 예능과 겹지치지 않게 밤새 고민하고 며칠을 촬영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음 방송에 바로 내보내며 대중과 피드백을 하며, 계속해서 대중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런 모든 모습을 시청률이라는 잣대로 쉽게 판단할 수는 없다.

16일 방영분엔 새로운 이야깃거리들이 많았다. 화면에 깔린 배경음악 선곡이라든가, DSLR로 촬영한 그림 같은 색감이라든가, 영화 스틸컷을 보는 듯한 카메라 구도라든가, 옛날 연락수단 없이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한 그런 느낌을 주려 했다든가 등등. '무도'는 계속 시도하고 있는 여러 요소를 대중에게 알리고 대중은 그것을 보며 '무도'를 판단한다. 하나의 방송 안에서 깔려 있는 여러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시청률이라는 게 제작진이나 촬영하는 멤버들 쪽에선 물론 신경 쓰이는 일이겠지만, 적어도 이제 대중은 '무도'가 끝나고 속속들이 올라오는 시청률에 대한 문제, 위기 등의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시선을 보낸다.

'무도'를 평가하는 잣대는 1-2%를 넘나드는 시청률이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꾸준하게 15-16%를 찍는 예능도 흔하지 않을 텐데 대중은 왜 자꾸 언론이 '무도'를 시청률에 연연하며 묶여버리게 하려는지 이젠 이해가 안 가는 눈치다.

하늘만큼 높아진 대중의 시선을 맞춰야 하는, 제작진들의 일주일간의 노력을 너무나도 쉽게 '시청률'이라는 잣대로 평가를 내려 도리어 위기라는 걸 조장하는 건, 어쩌면 필자 같은 펜대 쥐고 써내려가는 기자들일지도 모른다.

굳이 '무도'를 평가하는 잣대를 말하자면, 방송이 끝나고 난 후의 재미있다 재미없었다 라며 얘기하는 대중들의 솔직한 반응이 차라리 더 맞는 말일 것이다.



김혜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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