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프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LG 트윈스 박용택은 양쪽 팔꿈치 아래 흔히 볼 수 없는 보호 장구를 차고 있다.
"테니스 엘보라고. 지금 모든 관절이 5% 남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몸을 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이야 70살까지 하고 싶지만 동료끼리 농담삼아 '나는 내 몸 골고루 다 쓰고 간다'고 하거든요. 계산해 보니 남은 5%는 11월 말까지 쓸 수 있겠더라고요."
박용택은 3일 잠실 NC전에서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LG가 6연승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LG는 4일 잠실 NC전에서 비겼지만 연승은 끊기지 않아 1위 NC와 승차는 여전히 2경기이고 2위 키움과는 이제 1경기다. 박용택만 아니라 LG 전반에서 비단 포스트시즌만 아니라 우승까지 노려보는 이유다.
저번 8월 11일까지 한 달 반 가량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박용택은 "퓨처스 팀에서 재활할 때 기사를 보니 실제 우리는 상위 팀과 붙어 있는데도 아래 순위 팀과 묶이는 내용이 많더라"며 "이제는 위와 묶여도 되지 않겠나"라고 자신했다.
섣불리 우승을 거론하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박용택이지만 이제는 되레 당당히 표출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곧 자신감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우승이 언급되는) 지금은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것이 힘이 될 것"이라며 "숨길 것 있나. 어느 선수든 다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이 자신 있게 목표를 설정하고 표출하면서 선수단 내 더 높이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돼 가는 듯하다. 아마추어 시절 초중고대 우승 경험이 있는 양석환은 "내게 우승 복이 있다"며 "LG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고우석은 "이제 바람도 선선해지니 생각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며 "이제 40경기 남짓 남았지만 부담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어지는 느낌이 있다. 지금 분위기가 그렇다"며 상승곡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LG 분위기를 대변했다.
그리고 박용택은 "저번 마지막 고척 원정 타석에서 크게 아쉽지는 않더라"며 의미심장하게 한마디했다.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마지막 시즌이니 끝까지, 후회 없이 뛸 수 있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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