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0.08.24 16:45 / 기사수정 2020.08.24 16:45
저는 또 동료 감독의 놀라운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3년간 감독님 회사에서 촬영 준비를 했는데 한 푼도 못받고 끝났다 했습니다.
두 사람은 영화가 제작되지 않아 크레딧도 얻지 못 하고 수 년의 세월만 낭비했다며 실의에 빠져있습니다. 또다른 후배 작가는 감독님과 일해 크레딧은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도 각본료는 0원을 받았다 합니다. 그렇다면 감독님이 지급하기 좋아하시는 스태프 급여는 0원이란 말씀입니까?
'부러진 화살'은 비뚤어진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감독님도 횡포를 자행하시는 겁니까?
'블랙머니'는 건강하지 못한 자본주의와 탐욕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왜 감독님까지 탐욕을 부리십니까?
영화감독 정지영으로 남으실 수 없었던 것입니까.
왜 제작에 손을 대셔서 여기에 이렀단 말입니까.
전후문학을 애독하던 문학청년 정지영.
오발탄을 보고 당신 또한 비판적 리얼리즘 영화를 만들겠다고 꿈꾸었던 신인감독 정지영, 영화계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이라면 늘 앞장 섰던 사회운동가 정지영.
바로 그 정지영 감독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지금이라도 후배 스태프들에게 그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돌려주십시오. 지금이라도 동료 영화인들에게 사과하십시오.
우리나라 영화계의 공정한 창작 환경과 법률정비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후배들을 이끌어 주셨지 않았습니까.
스태프에게 돌려줘야할 돈이 있다면 즉시 돌려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우리들의 정지영 감독님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그렇다면 저는 언제든 감독님과 일할 수 있습니다.
늘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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