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장영남이 사이코패스 도희재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했던 과정을 되짚었다.
지난 13일 서울 압구정 모처에서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장영남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괜찮은 병원 수간호사 박행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장영남은 극 후반, 고문영(서예지 분)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안겼다.
이날 만난 장영남은 시작부터 자신의 정체가 드러났던 CCTV 장면을 떠올리며 "내가 봐도 무서웠다. 효과음이 합쳐지면서 더 무서운 것 같았다. '내가 저렇게 무섭게 했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빌런 캐릭터를 연기한 장영남은 애정도 남달랐다. 1인 2역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는 장영남은 "이렇게 선과 악을 오가는 건 처음이라 흥미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간호사와 사이코패스 사이 간극을 조절하기 위해 고생했다는 그는 "극 중반에 박행자가 도희재라는 사실을 알았다. 저는 수간호사 연기를 할 때 정말 떨리더라. 막상 도희재가 됐을 땐 너무 편했다"고 웃었다.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수간호사 연기를 할 땐 진짜 심장이 떨렸다"고 덧붙였다.
책임감도 컸기에 캐릭터 연구도 남달랐다. 딸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은 물론 문강태(김수현)의 어머니까지 잔혹하게 살해하는 도희재 작가를 표현하기 위히 장영남은 고민이 많았다.
"우리와 너무 갭이 큰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에 대한 흥미로움이 있었다. 제가 작품을 하기 전에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걸 찾아보면서 유튜브 영상도 참고를 많이 했다. 그때 엄 여인을 알게 됐는데, 정말 희대의 살인마였다. 인상 깊었다. 그래서 작품을 하면서도 그 분을 좀 생각했던 것 같다."
덕분에 도희재의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장영남은 시청자들은 물론 아들의 반응까지 함께 소개했다.
그는 "제 아들이 저한테 '엄마 미친 거 같아!'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제가 '엄마 너무 나쁘지?'라고 물었더니 아들이 '엄마가 연기를 잘했다는 것'이라고 답해주더라.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요즘은 악한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나. 그래서 빌런이라는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장영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의미에 대해 "단비 같은 작품이다. 배우로 살아가면서 꽃밭일 때도 있고 진흙 같은 순간일 때도 있다. 그렇게 갈증이 날 때 단비가 내려준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연기활동을 이어온 장영남은 "연기를 하는 게 정말 좋다. 연기를 할 때 에너지가 넘치고 또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산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장영남. 그는 "그런 생각이 있으니 지금까지 (연기생활)이 이어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작품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좋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예전에 함께 했던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한다. 저는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장영남은 "저에게 다작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런데 '다작'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기회가 주어지는 거 아닌가. 저는 거기서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며 "나는 나이가 들어도 모험을 계속 하고 싶다. 요즘에는 또 모험을 못하는 것 같아 정체된 것 기분이 든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면 또 기꺼이 뛰어들겠다"며 여전히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에서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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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