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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인터뷰①] "지단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0.10.07 09:15 / 기사수정 2010.10.07 09:19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지난여름, 한국 여자축구는 한 '천재'의 비상에 환호했다.

작은 체구에 앳된 외모의 한 소녀가 세계 무대를 호령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지소연(19, 한양여대).

폭발적인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 뛰어난 슈팅 감각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지소연은 지난 7월에 열린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20세 이하)에서 8골을 터뜨리며 FIFA 주관 국가대항전에서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3위 등극에 일등 공신이 됐다. 더불어 지소연은 대회 득점 2위에 올라 실버슈와 실버볼을 동시에 석권하기도 했다.

팬들 역시 그녀에게 프랑스의 전설적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과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합쳐 놓은 듯하다며 '지메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후 U-17 대표팀이 '또 다른 천재' 여민지의 활약 속에 사상 최초의 우승이란 금자탑을 세웠지만, 여자축구를 일반 대중의 관심 영역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지소연이었다.

지난 9월 대학 추계연맹전을 끝으로 아마추어 무대와 작별을 고한 지소연은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성인 프로무대의 입성.

17일부터 열리는 2010 피스퀸컵 수원 국제여자축구대회와 다음달 열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그 전초전이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소연에게서 최근의 근황과 프로 진출 계획, 자신의 롤모델, 그리고 달라진 여자축구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 U-20 월드컵과 추계연맹전이 끝난 뒤에도 여러가지 행사로 많이 바빴을 것 같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U-20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는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고요, 추계연맹전이 끝난 이후에는 잠깐 휴가를 받았어요.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냈습니다.

추석이 지나서는 17세 이하 동생들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좋은 일이 있었죠! 덩달아 저도 다시 바빠졌네요.(웃음) 지금은 학교에서 훈련을 하고 있고, 곧 파주로 가서 피스퀸컵과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대표팀 훈련을 하게 될 거예요.

- 청소년월드컵에서 U-20 대표팀의 3위 입상과 U-17 대표팀 우승 이후 여자 축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체감하고 계신가요?

길을 가다 보면 저를 많이 알아 봐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응원도 해 주시고, 멋있다고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여자 축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구나'라고 생각하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감사해요. 앞으로 여자 축구도 많이 보러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 반대로 '여자축구선수'라는 것 때문에 받았던 설움이나 편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희가 U-20 월드컵 참가를 위해 독일로 떠날 때는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그 일이 '더욱 열심히 하자, 더 잘 해서 꼭 여자 축구가 이렇게 재밌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라고 동료들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죠.

- 지소연 선수 말대로 한국 여자축구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청소년대회에서 선전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죠. 지소연 선수는 한국 여자축구가 어떤 강점이, 혹은 어떤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사실 저희는 오래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 왔어요. 그게 이번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성인 대표팀에 있는 언니들과 저희, 그리고 17세 이하 동생들, 그리고 그보다 어린 선수들 모두 어릴 때부터 축구만을 보고 열심히 지금까지 해 왔어요. 이제 그 성과를 보일 수 있게 된 것뿐인 듯 해요.

- 이제 추계연맹전을 끝으로 대학무대와는 작별을 고했는데, 현재 진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부분이 있나요?

해외진출한다면 독일보다는 영어권인 미국을 선호한다고 했었고, 특히 브라질 여자축구 영웅인 마르타가 뛰는 미국 무대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혹시 WK-리그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아직 어디로 가게 될 지 확정된 것은 없어요. 해외에서 뛸 수도 있고, WK-리그에서 뛸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어디에서든 제가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린다면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잘한다면, 한국에서 좋은 선수가 많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그렇게 된다면 한국 여자 축구를 받쳐줄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해요.

- 혹시 자신의 롤모델도 마르타와 같은 선수인가요? 남녀와 국내외를 불문하고 롤모델로 삼는 선수가 있다면

마르타, 정말 잘하죠. 이번에도 득점왕이 되었더라고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지네딘 지단도 좋아해요. 패스, 기술, 골 결정력 등에서 빠지는 부분이 없으니까요. 지단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②편에서 계속)

[사진 (C) 대한축구협회 제공]



전성호 기자 spree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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