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정우성이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으로 5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확산되던 2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관객을 만난 데 이어 쉼없는 작품 활동으로 스크린을 두드린다.
29일 개봉한 '강철비2: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했다.
한경재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냉전의 섬이 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통령으로, 어렵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속 북의 쿠데타로 북한 핵잠수함에 감금된다. 북 위원장 조선사(유연석 분)와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2017년 개봉, 북 정예요원 엄철우 역으로 출연해 445만 명의 흥행을 이끌며 활약했던 정우성은 상호보완적 속편인 이번 '강철비2:정상회담'에도 출연하며 양우석 감독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굉장히 똑똑한 시리즈"라고 '강철비2:정상회담'을 소개한 정우성은 "1편은 남북에 사는 인물들의 판타지적 상황에 집중한 작품이라면, '강철비2'는 이 시리즈에 주인공은 한반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주는 작품이라고 봐요. 역사적 분단을 이야기하면서도 인물을 새롭게 포지셔닝을 하고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굉장히 독특하고 똑똑한 시리즈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연기한 대통령 역에 대해서는 "한경재는 외로웠다"고 말을 이었다.
정우성은 "뭔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뭔가 끊임없이 비춰줘야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뭔가 더 하면 안 되는 것 같았고요. 어떤 상황이나 표정 속에서 심리적인 답답함이나 괴로움이 비춰져야 하니 과장되게 표현해도 안 된다 싶었어요. 침묵 안에서의 외침과 한숨, 이런 부분에 신경 썼죠"라고 말했다.
'한숨과 침묵'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는 '우리 한반도에 대한 연민'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한반도에 대한 연민의 마음과 긍정적인 미래와 출발, 그 신호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남북미 회담 장면을 촬영하며 '대한민국 지도자는 정말 극한직업이다'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정우성은 "'이걸 어떻게 인내하지? 우리는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거지?' 싶었어요. 대한민국에서 지도자를 한다는 것이 진짜 극한의 인내를 가져야 하는 직업이면서, 정말 외롭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외로운 직업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라고 돌아봤다.
쉽지 않았던 현장 속, 영부인 역의 염정아와 호흡하며 평범한 한 사람의 아빠이자 가장의 얼굴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북 위원장, 미국 대통령과의 티격태격하는 모습들은 보는 이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우성은 "(영부인과의 장면들은) 감독님이 만들어내신 굉장히 똑똑한 장치인 것 같다. 그 신들로 인해 관객들이 저 사람이 대통령이라기보다는 저 사람도 한 명의 사람이구나'라고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강철비2:정상회담' 기자간담회 당시 '앵거스 맥페이든이 방귀를 뀌는 신에서 실제 방귀를 뀌어 따로 연기에 몰입할 필요가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정우성은 당시를 떠올리며 "저도 신기했어요. 앵거스도 정말 우연히 그렇게 뀌게 된 것일수도 있는데, 확실히 어떤 벽은 허물어지는 느낌이 있었죠"라며 웃었다.
이어 "그런 인간의 생리현상을 과감하게 표현하면서, 좀 더 인간 본연의 자세로 그 좁은 함장실 안에서 세 정상들이 좀 더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저도 그렇고, (유)연석 씨도 좀 더 자신있어진 부분도 있고요. 아무래도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그 안에서도 예의와 격식을 차리려는 배우로서의 무의식적인 심리가 작용하는데, 앵거스의 우연인지, 능력일지 모르는 그 표현이 참 절묘했던 것 같아요"라며 다시 한 번 웃음지었다.
양우석 감독의 유머코드 역시 자신에겐 잘 맞았다며 "감독님에 제게 '코미디를 하면 잘 할 것 같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하기 위한 포섭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중간중간 숨 쉴 수 있는 타이밍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어렵다'는 표현을 많이 썼던 이번 작품이었지만, 정우성은 어느 하나 쉬운 작품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매 작품마다 도전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철비2:정상회담' 개봉에 이은 정우성의 시계도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출 데뷔작 '보호자'는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며, 제작자로 나선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도 프리프로덕션을 마치고 8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2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 당시 영화를 향한 연이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던 정우성은 15일 개봉한 '반도'에 이어 두 번째 텐트폴 영화로 관심을 받고 있는 '강철비2:정상회담'으로 극장가에 활력을 전하기 위해 나선다.
정우성은 "영화가 관객들에게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관심이 이어질 수 있길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