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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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개봉②] 폐허가 된 한반도, 그리고 사람들…몰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감(리뷰)

기사입력 2020.07.15 09:50 / 기사수정 2020.07.15 09:3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전대미문의 재난이 휩쓸고 간 한반도, 그리고 4년이 지났다. 좀비들은 진화했고, 좀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던 사람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폐허의 땅에서 살아나가고 있다.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이 대립과 갈등, 연대로 스크린 위에 현실감 있게 펼쳐진다.

15일 개봉한 '반도'는 한국 최초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로 주목받았다. 오목교와 구로디지털단지, 새빛섬 등 익숙하게 봐왔던 장소들은 주차장이 돼버린 망가진 도로, 제 멋대로 자라난 풀, 육지로 떠내려 온 배로 엉망이 됐다. 여기에 익숙한 공간인 쇼핑몰은 좀비보다 더 무서운, 미쳐버린 인간들이 날뛰는 631부대의 아지트가 돼버렸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폐허의 배경을 위해 연상호 감독을 비롯한 250여 명의 VFX 아티스트들이 힘을 모아 1년에 걸친 프리 프로덕션으로 정교한 비주얼을 완성해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은 '부산행'과의 차별점을 확실하게 두는 부분이자, '부산행'과 비슷한 감정을 원했던 이들에게는 반도'에 대한 호불호를 엇갈리게 할 수도 있는 지점이다.


전작 '부산행'의 KTX라는 한정된 배경 안에서 좀비가 떼로 몰려들며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큰 축이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중심 요소였다면, '반도'에서는 도심, 항구 등으로 공간을 넓혀 좀비들과 맞서는 인간들의 사투를 그려낸다. 진화된 좀비의 모습만큼이나 현실 속 인간들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된 축이다.

배우들의 캐릭터도 이를 설명한다. 4년 전 재난 속에서 가족을 잃고 홍콩에 머물게 된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반도로 돌아온다. 돌아온 고국에는 좀비보다 더 좀비 같은, 살아남은 사람들을 일컫는 들개들을 잡아 '숨바꼭질'이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즐기며 야만성을 보여주는 631부대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좀비의 습격 속 민정(이정현)의 가족인 준이(이레)와 유진(이예원)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정석은 전직 군 간부 김 노인(권해효)과 함께 반도에서의 탈출을 계획하고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좀비는 물론 631부대의 황 중사(김민재), 서 대위(구교환)와 맞닥뜨리며 대립한다. 김민재는 가장 현실적인 악한 모습으로, 구교환은 악인의 얼굴 속에서도 폐허의 땅에서 야만인이 될 수밖에 없던 감정선을 그려내며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이라는 캐릭터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강동원은 전체적인 배경에 녹아드는 연기로 극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개인만으로도 충분히 부각될 수 있는 존재감을 가진 그이지만, '반도'에서는 한결 힘을 빼고 온전히 캐릭터 자체에 집중, 피폐한 정석의 감정을 꽉 찬 화면 속 다양한 눈빛으로 표현해내며 다른 주인공들과의 조화를 이뤄낸다. 앞선 작품에서 이미 입증됐던 거침없는 액션은 그대로다.

이정현 역시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폐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 온 반도 속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다.

좀비와 맞서는 장면은 공들인 액션 신을 통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재미'를 고스란히 선사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여전히 극장가를 찾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이레와 이예원을 통해 보여지는 카체이싱, RC카 조종으로 좀비를 유인하는 모습 등을 보는 순간 영화를 스크린에서 즐겨야 한다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진다.

영화는 CGV의 4DX와 ScreenX, 4DX SCREEN, 롯데시네마의 SUPER 4D, ATMOS 등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돼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116분. 15세이상관람가.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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