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깡차르트’ 박강현은 “사람들이 깡을 검색할 때 ‘얜 뭐야’ 하면서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메인 타이틀롤을 당당히 꿰찬 배우 박강현은 모차르트의 장난스러운 부분이 닮았다고 했다.
“편한 사람들 앞에서 장난스러운 부분이 모차르트와 닮았어요. 하지만 천재성과 맞닿아 있는 건 전혀 없어서 많이 다릅니다. 높은 사람에게 대들거나 '내가 짱인데' 그런 부분들도 전혀 맞닿아 있지 않아요.”
천재성이 없다고 겸손해했지만 그럼에도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건 ‘운’이란다.
“옛날부터 운이 좋았어요. 뽑기에서도 1등하고요. 뮤지컬 배우로서도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는 편이기도 해요. 스스로를 그렇게 높게 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끈기가 있어 이런 것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믿음으로 행하죠.”
운도 좋지만 실력이 없다면 주연 배우로 활약하지 못했을 터다. 박강현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의 새 멤버로 합류했다.
앞서 2015년 뮤지컬 ‘라이어타임’으로 데뷔한 뒤 대극장 주연 배우로 빠르게 성장했다. ‘베어더뮤지컬’, ‘인더하이츠’, ‘광화문연가’, ‘킹키부츠’, ‘엘리자벳’, ‘웃는남자’,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예그린뮤지컬어워드, DIMF어워즈 신인상,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받는 등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채우고 있다. 그는 “아직 이룰 게 많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운이 좋았어요. 가장 뿌듯한 건 포기하지 않은 거예요. 연극영화과에 연기자 모임인 25명 중에 연기하는 사람은 5명도 안돼요.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진로를 바꾸는 사람도 많고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바꾸는 사람도 많고요. 저도 고민하다가 진로를 바꿨으면 지금의 저는 없을 거니까요. 이뤄냈다고 생각하면 이뤄냈지만 아직도 이룰 게 많아요. 발전해야 하고요. 딱히 목표를 잡진 않았지만 영화를 하고 싶어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고 카메라 연기도 잘 배우고 싶어요.”
뮤지컬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됐지만 정작 그는 초연하다.
“전역하고 학교 졸업하고 오디션을 준비하는 동안 가끔 아르바이트하면서 백수, 한량처럼 살았어요. 막연한 부담감에 힘들 수도 있는데 별 생각이 없었어요. 이 길을 선택했고 연기과를 졸업했으니 오디션을 보는데, 떨어져도 다음부터 잘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왜 미래에 큰 불안감이 없었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하다가 안 돼도 뭐라도 먹고 살지 않을까 했죠. 원하는 바를 크게 이루지 못해도 사소한 행복을 즐기면서 오순도순 살지 않았을까 해요."
레오폴트가 천재성 아마데만을 사랑한 것처럼 대중에게 무대 위 배우로서만 사랑받는다 해도 연연해하지 않는단다.
“사랑에 엄청 고픈 사람은 아니에요. 원래 항상 혼자 있었고 집에서 혼자 있는 것도 어떨 땐 외롭지만 잘 사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아 과분하고 기분이 너무 좋지만 그 사랑이 갑자기 없어졌다고 해서 상처받긴 싫어요. 방어 기질일 수 있는데 연연해하지 않아요. 무대 위에서만 사랑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가끔 사진들을 보면 (포토샵을 통해) 인터넷에서만 존재하는 박강현이 있거든요. 현실에는 없어요. 사이버 가수 아담처럼. (웃음) 무대 위 모습이라도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죠.”
초탈한 성격처럼 칭찬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처럼 뮤지컬에는 홍박박박(홍광호,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이 있다고 해주세요. 조홍삼박(조승우, 홍광호,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으로 하자는 댓글도 있는데 말도 안 돼요. 어디 가서 욕먹을 것 같아요. 좋긴 좋죠. (웃음) 많이 예뻐해 주시나 보다 해요. 하지만 댓글을 그렇게 챙겨보거나 신경 쓰진 않아요. 속상한 댓글도 있을 테고, 좋은 건 좋고 안 좋은 건 그렇구나 말아요. 원래 좋은 것들도 담아두지 않고 흘려버려요. 벌써 칭찬에 맛 들이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 ‘인간’ 박강현의 최대의 고민은 뭘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다”라고 털어놓았다.
“가끔 화도 나는데 잘 컨트롤하려고 해요. 난 어떤 걸 지키려 하는데 상대방이 안 지키면 화가 나잖아요. 유연하게 잘 대처하고 옳고 바른 방향으로 가는 건 어떤 것일까 생각해요. 공연을 마치면 굉장히 공허하기도 해요. 허하고 생각이 많아져요. 가장 이상적인 건 자거나 마음의 양식을 읽는 건데 또 너무 그런 삶을 바라지는 않거든요. 답을 바로 찾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