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기념 공연의 메인 타이틀롤을 당당히 꿰찬 배우 박강현은 “감개무량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모차르트!'는 워낙 유명한 뮤지컬이잖아요. 대학에 다닐 때도 가장 큰 작품 중에 하나였는데 이런 작품의 10주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아주 큰 부담이지만 뿌듯한 일입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미하엘 쿤체 극작가와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의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유년 시절부터 죽음까지 삶을 총망라했다.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박강현은 ‘모차르트’의 새 멤버로 처음 합류했다.
“오디션 볼 때 처음에는 현장 분위기가 되게 안 좋았어요. 유희성 예술감독, 김문정 감독님, EMK 대표님 등 앞에 앉아 있는 분들이 웬만하면 다 아는 분들이어서 더 부담됐어요. 지정곡 ‘나는 나의 음악’,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불렀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렀겠어요. 처음에는 감정을 배제하고 불렀어요. 그런데 너무 시창 하는 것 같다고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혼났어요. 문정 감독님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갈등을 겪으며 부르는 노래라고 다시 해보라고 해서 감정을 다시 넣어 불렀어요. 그런 뒤 합격했죠. 회사가 EMK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중계약인 거냐면서요. (웃음) 감사하게 저를 채용해주셔서 일하고 있어요.”
모차르트는 자유분방하고 가식 없이 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를 표현하기 위해 장발과 청바지 차림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 자유분방함과 천재성은 양립하지 못하고 불행해진다.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 만큼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단다.
“모차르트 역할을 한 배우들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가장 힘든 작품이라고, 또 하라면 하지 않겠다고요. 넘버가 굉장히 많고 난도도 높고요. 무대에 있는 시간이 길어 체력적으로 힘든 공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연습 전에 들어 훨씬 부담이 컸어요. ‘웃는 남자’ 할 때 박효신 형에게 어떤 작품이 제일 힘들었냐고 물어본 적 있어요. 4대 천황 중 한 명인 효신이 형도 ‘모차르트’가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박효신 형이 힘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부담됐어요. 하지만 어려운 문제나 일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뛰어넘고자 하는 욕구는 더 커지거든요. 개인적인 욕심이 컸고 이걸 해내리라, 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겨냈어요.”
모차르트라는 한 사람의 생애를 광범위하게 다룬 만큼 배우의 역량이 중요하다. 박강현은 기대만큼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준다.
“목에 좋은 것들을 먹고 다른 공연보다 일찍 일어나 목을 더 많이 풀어요. 그만큼 많이 부담되죠. 첫 공연은 떨렸어요. 연습을 많이 했지만 관객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거든요. 오랜만에 관객 앞에 서는 떨림과 첫 공연의 떨림이 같이 있었어요. 정말 소중한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힘들게 보러 온 분들에게 보답을 해드리고 싶고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호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뿌듯하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에요.”
1막은 천재성을 지녔지만 철없고 방탕한 면모를 그렸다. 반면 2막에서는 천재로서가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의 볼프강의 고뇌와 갈등, 천재성으로 인한 행복과 불행,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다양한 넘버들로 녹여냈다. 박강현은 방탕한 천재 음악가의 면모부터 그저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볼프강의 내적 갈등까지 복합적인 감정 연기를 소화한다.
“모차르트가 원한 건 두 마리 토끼였던 것 같아요. 가족과 황금별 둘이 계속 부딪혔는데 둘을 잘 컨트롤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사실 상황적으로 크게 이해 안 되는 장면은 없었어요. 다만 모차르트의 일생이 3시간 안에 들어가 있어 중간에 점프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걸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연결할까가 관건이었어요. 사실 ‘웃는 남자’도 그랬고 뮤지컬들이 다 그렇지만 그사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 신에서 갑작스럽게 감정이 변한 상황인데 과연 관객은 알까, 몇 년 뒤 나오면 모르지 않을까 하는 그 자연스러운 연결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감정들은 물론 제가 느껴보지 못한 상황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알 것 같았고 항상 이런 상황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했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고 구속하는 아버지 레오폴트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날 사랑하는 건 알지만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강요받는 느낌인 것 같다”라고 이해했다.
“그 시대에 음악가들은 기본적으로 귀족에게 후원을 받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시대와 맞지 않게 그런 걸 거부한 게 모차르트였대요. 시대에 맞췄으면 하는 아버지와 대립한 거죠. 아버지가 떠나는 신이 가장 힘들어요. 자신의 이상을 쫓아서 빈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말 사랑하는 가족, 아버지가 떠나버리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지 않고 가버린 아버지가 원망스러운데 아버지를 너무 사랑하고 가슴 아팠던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감정이 복받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