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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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딛고 '1위보다 값진 3위' 차지한 장미란

기사입력 2010.09.27 09:25 / 기사수정 2010.09.27 09:25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컨디션은 말이 아니었다. 정상적인 훈련 소화도 어려웠다. 하지만 자신보다 나라를 위해 그녀는 이를 악물고 바벨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1위보다 값진 3위에 올랐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이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2010 세계 역도 선수권 대회 여자 +75kg급에서 마침내 세계 정상 자리를 내려왔다. 장미란은 25일 밤(한국 시각) 열린 A그룹 결선에서 인상 130kg, 용상 179kg을 들어올려 합계 309kg으로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쉬리나, 중국의 멍 수핑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특히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세웠던 인상 세계 기록(140kg)을 카쉬리나에게 내주면서 조금은 씁쓸하게 대회를 마쳤다. 카쉬리나는 인상에서 3차 시기에 145kg을 들어올려 지난해에 이어 인상 2연패를 기록하며 새로운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인상, 용상, 합계 모두 세계 기록을 갖고 있던 장미란 입장에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사실 장미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적지 않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지난 1월, 소속팀이 있는 경기 고양 지역에서 동생과 차를 타고 가다가 추돌 사고를 당해 목과 팔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가볍게 넘길 일이라고 했지만 의외로 후유증은 오래 남았고,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이후에도 어깨, 허리 등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바벨을 제대로 들어올리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그동안 쉼없이 달려오다보니 쌓인 피로 때문에 망가진 컨디션도 문제였다. 올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이 잇달아 열리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몸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장미란 입장에서는 타격이 컸다.

하지만 장미란은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 잠시 쉴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팀을 택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걸린 올림픽 출전권을 단 한 장이라도 더 따기 위해 장미란은 아픈 몸을 이끌고 이를 악물었다. 결국 제대로 된 훈련도 소화하지 못한 채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면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약한 인상에서 장미란은 130kg을 들어올려 나름대로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다. 자신있는 용상에서 승부를 내려 했지만 2차 시기에서 176kg을 들어올리는데 실패해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입상권에 들기 위해서 장미란은 3차 시기에 179kg에 도전했고, 사력을 다해 들어올리는데 성공하며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만신창이인 가운데서도 일궈낸 값진 3위였다.

비록 세계선수권 5연패 꿈은 물거품이 됐지만 최선을 다 했던 장미란이었다. 2달 뒤에 있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서 경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그러나 유독 인연이 없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장미란은 더 이를 악물고 바벨을 들어올리려 할 것이다.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룬 장미란이 '마지막 꿈' 아시안게임에서 시련을 딛고 다시 정상에 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장미란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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