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07 12:32 / 기사수정 2007.03.07 12:32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여전히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 울산 모비스. 선두 질주의 원동력을 꼽자면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 윌리엄스와 양동근의 조화, 우지원 이병석 등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어린왕자' 김동우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올 시즌 중반 이후 거의 매 게임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출전시간을 보장받고 있는 김동우는 그만큼 모비스의 전력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21일 안양 KT&G와의 경기에서 3점 슛 5개를 포함해 17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어, 많은 언론과 팬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 울산 모비스 `김동우` |
ⓒ 울산 모비스피버스 |
▲ 연세대학교 시절 김동우 |
ⓒ 김동우 팬클럽 BEAT |
곱상한 외모만큼이나 농구 실력도 출중했던 그였기에 당시 연세대의 `오빠부대`는 김동우의 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가 대학 졸업 후 프로에 1순위로 지명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 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재기한 그에게서 예전 대학 시절의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많은 팬은 골 밑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득점을 올리던 모습이나, 속공찬스에서 어김없이 구사하던 덩크슛을 보고 싶어하지만 지금의 김동우에게 그런 플레이는 부상당한 발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난 시즌 고감도 3점 슛을 자신의 새로운 무기로 들고 나온 김동우는 외곽에서 큰 키를 이용해 탑, 좌우 45°, 좌우 코너 등 거리와 위치를 가리지 않는 3점 슛으로 부활을 예고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06-07` 시즌 들어서 그는 더욱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큰 키를 활용하지 못하고 외곽에서만 공격한다는 비난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적극적으로 돌파하거나 골 밑 일대일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물론 점프력이나 탄력이 예전만 못하고 몸싸움에서도 밀리는 경우가 많지만 왼손잡이라는 장점에 특유의 피딩 능력이나 슈팅력은 여전하기 때문에 상대 매치업에 따라 그 활용가치가 다양해지고 있다.
더불어 수비에서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적극성은 물론이고 심리전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언론을 통해 헐리웃 액션 파울 유도가 가장 많은 선수로 뽑히기도 했던 김동우는 몸싸움에서의 열세를 심리전을 통해 커버해 나가고 있다.
▲ 김동우와 서장훈의 맞대결 |
ⓒ 반욱 |
서장훈, 김주성, 송영진, 방성윤 등 높이와 힘을 바탕으로 한 상당히 공격적인 선수들과의 매치업에서 본인 나름대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는 심리전 혹은 신경전을 통해 적절한 수비를 펼치고 있고, 특히 연세대 선 후배 사이이기도 한 서장훈과의 매치업 대결에서 많은 공격자 파울을 유도해 내는 등 삼성과의 경기에서 유독 그러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다소 교묘해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영리한 수비를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게다가 그간 김동우를 대표하던 이미지가 '부드러움, 약함'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 경기에서는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이나 상대 선수들과의 신경전, 말싸움 등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 도중 박성훈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며 몸싸움을 하는 등 분명 그에게서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김동우. 부상을 딛고 재도약에 성공한 그의 달라진 모습에 팬들은 반갑기만 하다. 김동우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익으로 입대하게 된다. 모비스의 모든 선수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김동우 역시 이번 시즌에 우승 반지를 껴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눈 앞에 가까워졌고, 자신의 활약이 밑거름이 되어 모비스가 우승을 하게 된다면, 군 입대로 안타까워할 많은 팬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이다.
과연, 스스로 변화를 꾀한 노력만큼의 값진 성과가 그에게 다가올 수 있을지 남은 시즌 동안의 활약을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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