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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소녀' 이주영 "민폐캐릭터 될까 걱정…나라도 응원하고 싶었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6.26 17:51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이주영이 '야구소녀'를 통해 소신 있는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야구소녀'(감독 최윤태)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km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 분)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 이주영은 타이틀롤 주수인 역을 맡아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극 중 주수인은 여자 프로 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고등학생. 모두가 반대하는 길을 꿋꿋하게 가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이주영은 그런 주수인이 미움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개봉에 앞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수인이 캐릭터에서 숨겨진 저의 모습을 찾아내려고 했다"며 "처음엔 '민폐 캐릭터로 보이면 어떡하나' 걱정한 부분이 있다. 주변 사람들이 만류하고 걱정하니까, 안하무인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는 꿈이나 목표를 허상화하는 것 같다. 수인이는 충분히 프로가 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너 같은 길을 가는 여자 선수는 없어'라는 것 때문에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지점에서 수인이가 미움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라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말했다.

주수인의 꿈은 프로 야구 선수. 그렇다면 배우 이주영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너무 소박한 것일 수도 있는데, 지나간 과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 아니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는 편도 아닌 것 같다. 당장 해야 하는 일을 잘 해냈을 때 그 자체로 재밌고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며 그래서 꿈이라는 게 없다"고 답했다.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던 이주영은 다수의 작품을 거치며 얼굴을 알리는 데에 성공한 배우다. 이에 꿈을 이뤘다고도 볼 수 있는 상황. 이에 대해선 "주변에서 '너 이제 걱정 없겠다', '통장에 잔고도 많을 텐데', '힘든 독립영화판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된 것 아니냐'라는 말을 해주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며 "이제 출발하는 느낌이다. 여태 해온 건 작은 부분인 것 같고, 못 해본 게 너무 많다"고 겸손한 답을 내놓았다.



이주영의 필모그래피는 다채롭게 채워져 있다.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트랜스젠더 캐릭터를 연기했고, 영화 '춘몽'에선 동성애를 그려냈다. 이외에도 영화 '메기' , '꿈의 제인' 등과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연기해온 이유가 있을까. "어떻게 하다 보니 그런 길을 걸어온 것 같다"는 그는 "지금 시대에서 약자를 대변하지 못한다거나 약자를 그저 약자로 그린다거나 그런 권리를 간과한 작품은 이미 퇴보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 그래서 꼭 제가 선택한 작품이 아니라 다른 작품을 보면서도 '2020년에는 저런 부분이 간과된 작품보다는 모든 종류의 권리들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고, 캐릭터를 대변해줄 수 있는 이야기 방향으로 작품이 만들어지는구나'라는 이상을 많이 받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이제는 싸우거나 투쟁해서 그런 걸 고민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거에 대한 관심도가 있고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좋은, 양질의 작품이 앞으로도 많이 나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것 같고. 좋은 방향으로 예술계도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주영은 지난 2016년 '여배우는 여성혐오적 단어'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이주영은 "'여배우'는 여성혐오적 단어가 맞다. 이 간단한 문장이 이해되지 않으면 공부를 더 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여우주연상이 여성혐오적인 상이냐는 누리꾼의 질문엔 "여우주연/남우주연은 수상의 대상이 분리돼 있는 것"이라며 "평소 남자 배우에게는 '남배우'라고 부르지 않는데 여자 배우를 지칭할 땐 '여배우'라고 쓴다. 그건 인간의 디폴트가 남자라는 시선에서 비롯된 단어이므로 여혐인 것"이라고 밝혔던 바. 이 글에 대한 지금의 생각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지금도 그때 한 말이 틀린 지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뭔가를 대변하거나 선두가 돼서 발언을 한다기보다 그냥 제가 일을 하거나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게 어쩔 수 없이 있을 것 아니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고, '이런 부분은 조금 부당하지 않나?',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사람이라면 계속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배우이기 이전에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식의 생각을 해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싸이더스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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