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06 09:06 / 기사수정 2007.03.06 09:06
[엑스포츠뉴스 = 고동현 기자] 모든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내는 선수가 많아야 그 팀의 성적이 좋을 수 있는 법이다. 그 중 야구에서 1번 타자의 역할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1번 타자가 살아나가야 2번 타자의 능력도 극대화될 수 있으며 중심타선에 적시타를 때려낼 기회도 마련된다.
하지만, 모든 팀 상황이 같을 수는 없는 법. 든든한 붙박이 1번 타자가 있는 팀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팀들도 있다.
삼성, KIA, 두산, SK, '1번 타자 적임자는 단 한 명'
8개 프로야구팀 중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는 다른 4팀에 비해 걱정을 하나 덜고 시즌을 시작한다. 한 시즌 내내 붙박이 1번 타자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은 박한이라는 든든한 1번 타자를 보유하고 있다. 박한이는 2001년 프로 데뷔 후 통산타율이 .294에 이를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다른 1번 타자들에 비해 발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뛰어난 야구센스로 매해 10개 이상의 기록하는 도루는 보너스다. 그리고 중심타선에 배치해 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장타력까지 갖추고 있으며 수비 실력도 수준급이라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선수다.
삼성에는 조동찬이라는 또 다른 1번 타자 후보가 있기는 하지만 도루 능력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박한이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삼성이 빠른 발보다는 '안정적인' 1번 타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KIA, 두산, SK의 1번 타자들은 전형적인 1번 타자들이다. 이들은 빠른 발을 무기로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상대팀 배터리를 여지없이 흔들어 놓는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자신의 실력을 폭발시켰다는 점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지난 시즌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KIA의 이용규는 올해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KIA의 선두 타자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종범의 부진까지 겹치며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한 이용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했으나 정규시즌에는 정상적으로 출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 이종욱과 SK 정근우도 이용규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에도 소속팀의 1번 타자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51, 45개의 도루로 이 부문 1, 2위에 나란히 오른 이종욱과 정근우는 빠른 발을 무기로 이번 시즌에도 그라운드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이종욱과 정근우 모두 지난 시즌이 프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활약이었기 때문에 불안요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평균 이상'의 활약은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한화, 롯데, LG, '1번 타자로 누구를 고르지?'
반면 현대 유니콘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는 붙박이 1번 타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선 현대는 1번 타자로 나설 수 있는 후보들은 많지만 모두 2% 부족한 모습이다. 프로생활의 대부분을 1번 타자로 뛰었던 전준호는 타격 실력이나 발 빠르기가 예전같지 않으며 정수성은 발은 빠르지만 타격 실력이 부족해 주전으로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택근, 송지만도 1번 타자로 나설 수 있는 발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중심타선이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에도 붙박이 1번 타자가 없었던 한화는 올 시즌에도 조원우와 고동진이 1번 타자 자리를 나눠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영우, 발 빠르기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김수연 등이 모두 1번 타자 후보다. 이 중 고동진이 시즌 중 가장 많이 1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선수들도 1번 타자로 기용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에 정수근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한 롯데도 1번 타자 후보들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정수근이 1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 시즌 깜짝 활약을 선보였던 황성용, 빠른 발을 갖고 있는 이승화도 언제든지 1번 타자로 출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몇 년간 1번 타자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LG는 올 시즌에도 아직까지 1번 타자 주인이 확정되지 않았다. 몇 년째 유망주인 이대형과 오태근이 1번 타자 자리를 경합하고 있지만 다른 팀 1번 타자들에 비해 이름이나 실력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이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한다면 중심타선에 들어가야 할 박용택이 다시 1번 타자로 나설 수밖에 없어 LG로서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붙박이 1번 타자가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 8개 팀의 1번 타자들이 2007시즌 각 팀의 경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사진= 팀내 든든한 1번 타자들인 이용규(KIA)와 박한이(삼성), KIA, 삼성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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