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하윤경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용석민과 허선빈의 러브라인에 대해 입을 열었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를 그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새롭게 의기투합한 시리즈로, 큰 화제를 모았다.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그리고 전미도까지 다섯 명의 의대동기 5인방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됐지만 곳곳에서는 보석 같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고, 자신의 몫을 제대로 소화했다.
하윤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경외과 부교수인 채송화(전미도 분) 밑에서 일하는 신경외과 레지던트 3년차 허선빈 캐릭터를 연기한 하윤경은 신인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력과 더불어 NS팀의 '슴슴한' 케미의 한 축을 담당했고,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게다가 시즌1 후반부에서는 용석민(문태유)와 함께 풋풋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종영 후 만난 하윤경은 "길었다면 길 수도 있던 시간이었지만 막상 종영 하니 너무 짧게 느껴진다. 더 많이 교류하고 연기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하지만 또 좋은 반응이 많아서 그 관심을 먹으며 위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윤경은 어떻게 허선빈 캐릭터를 만나게 됐을까.
"회사 없이 혼자 활동할 때 연락 받았다. 절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연락을 주셨을까,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이야기 나누다가 2차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이게 뭐지?' 라고 했는데 세 번째까지 불러주셨다. 그렇게 감사하게 하게 됐다. 물론 처음에는 믿기지도 않더라. 너무 감사했다. 혼자 '어떻게 이렇게 좋은 일이 일어나지?' 생각이 들어서 실감이 나질 않았다."
특히 후반부에 갈수록 하윤경의 비중은 조금씩 늘어났다. 바로 문태유와 함께 러브라인을 그렸기 때문이다. 신경외과 선후배 사이인 용석민과 허선빈은 썸인지 사귀는 사이인지, 혹은 일방적인 짝사랑인지 여부를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윤경 역시 이에 대해 격한 동의를 했다. "주변에서 많이 물어봤는데 저도 항상 '나도 궁금하다'라는 말을 했다. 저도 끝까지 어떻게 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둘 사이에 감정이 있는 듯 없는 듯 마무리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훅 들어가는 고백을 받지 않았나. 그래서 실제로 제가 당황하는 표정이 카메라에 담겼다. 대본으로 보긴 했지만 육성으로 고백하는 건 또 달랐다. 저도 특별한 해석을 하지 않고, 그냥 '그 순간에 이런 고백을 받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고 들어갔다."
그중 신경외과 팀이 모여 파스타를 먹는 장면에서 두 사람의 묘한 기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장면이었다. 하윤경은 "사실 그 장면도 그렇게 크게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둘 사이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더라"고 이야기 했다.
하윤경은 이 러브라인에 대해 "캐릭터 서사가 생기는 건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는 걱정도 됐다. 하지만 시청자 분들이 그런 갑작스러움을 좋아해주셨고, 또 좋은 시선으로 봐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태유와 호흡은 어땠을까. 하윤경은 문태유를 '제일 의지했던 배우'라고 정의했다. 러브라인이 공개되기 전 문태유와 농담 삼아 '러브라인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는 하윤경은 "그게 갑자기 실제가 되니 둘다 너무 놀랐다. 서로 정말 편한 사이었는데, 그 대본을 받고 다시 만나니 서로 부끄러워졌던 것 같다"고 웃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응원한 러브라인도 있었다. 바로 안치홍(김준한)과 채송화였다. 그는 "저도 괜히 갈팡질팡 했다. 저도 방송을 보면서 '내가 채송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웃으며 "같은 NS 식구니까 더 응원하는 게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경외과 팀의 분위기도 설명했다. 부드럽고 모난 사람이 없었다고 전한 하윤경은 "다들 너무 좋았다. 사실 저는 나이차이가 꽤 나는데 같이 있으면 정말 편했다. 선배님들도 잘 챙겨주셨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전미도를 향한 감사함을 드러냈다. "사실 더 친해지고 싶었다"고 운을 뗀 하윤경은 "제가 초반에 소속사가 없이 혼자 다녔는데 전미도 선배가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저한테 '내 차 타고 가'라고 하면서 차도 태워주셨고 밥먹을 때도 챙겨주셨다. 그래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저도 나중에 후배가 생긴다면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게 정말 선한 영향력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극중 허선빈은 용석민의 고백에 답변을 하지 않고 시즌1을 마무리 했다. 하윤경이 생각하는 허선빈의 엔딩은 어떨까.
하윤경은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끝나 그런지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제 생각에는 선빈이는 이런 고백이 나쁘지 않은, 그 정도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얼떨떨한 마음인거다. 그래서 시즌2에서도 이 이야기가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저라면 그렇게 담담하게 고백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심쿵할 것 같다. 그렇게 담백하고 진실되게 마음을 표현하면 없던 마음도 생길 것 같더라"며 용석민의 멋졌던 고백을 칭찬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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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