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분은 언제 아이돌의 컴백을 실감하시는가.
글쓴이의 경우엔 유튜브를 통해 아이돌들의 컴백을 실감하고 있다.
<요즘은 ‘케이밥스타’, ‘문명특급’, ‘팩트인스타’에 새 영상 올라오면 ‘진짜 컴백했구나’라고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19 시국이 된 이후로 아이돌 미디어(기자) 쇼케이스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는데, 온라인 미디어 쇼케이스도 결국 유튜브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유튜브를 컴백의 장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유튜브 외에 아이돌의 컴백을 실감할 수 있는 곳도 네이버 브이앱, 네이버 NOW. 같은 네이버 자체 콘텐츠들 정도. 반대로 얘기해 TV를 통해 ‘아이돌이 컴백한다’는 사실을 느끼는 게 꽤나 어려워졌다.
<음악방송도 유튜브나 네이버티비캐스트로 많이 보는 시대. 방송을 시청한다고 해도 티빙, 웨이브 등 OTT들로 봐도 되는 시대라 굳이 TV를 킬 필요가 없어졌다>
사실 이러한 경향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글쓴이가 한 중소기획사 이사로부터 “나갈 방송이 없다”는 하소연을 들은 게 근 2~3년 전. 그때도 메이저급 TV 방송 입성은 많은 아이돌들에게 꿈만 같은 일이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것은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유튜브의 영향력 단 하나인데, 이 한 가지 때문에 미디어 시장은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이돌팬 입장에서 보면, 현 시대 주요 방송국(3사+종편)은 기묘한 모순덩어리다.
예전만큼 영향력이 강한가→NO
그렇다면, 출연하기는 쉬운가?→NO
영향력은 줄었는데 출연 난이도는 오히려 올라간 그런 존재.
영향력이 줄었으면 출연이 쉽거나, 영향력이 커서 출연이 어렵거나. 이 둘 중 하나인 게 상식일 거 같은데 아주 묘한 형태가 됐다.
예전과 지금이 얼마나 차이나는 지를 설명하기 위해 2세대 아이돌들이 활발히 성장하던 시기에 자주 나오던 방송 3사 프로그램을 주욱 한번 읊어보겠다.
‘영웅호걸’, 청춘불패’, ‘꽃다발’, 세바퀴’, ‘강심장’, ‘스타킹’, ‘스타골든벨’ 등등등등.
<‘스타골든벨’ 스타 발굴 프로젝트. AJ 시절 이기광과 아이유의 모습>
보다시피 예전에는 비교적 ‘이름값’이 약해도 나갈만한 프로그램(쉬웠다는 얘긴 아니다)이 있었고, 운이 좋으면 그 프로그램들을 통해 인기와 인지도를 얻었다. 가장 단적인 예가 ‘청춘불패’ 시즌1 방송 당시 한선화. 한선화와 당시 시크릿은 완전 무명이었는데, 이 방송을 기점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얻었다.
<‘백치 선화’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던 시크릿 시절 한선화>
그때라고 이런 사례 만드는 게 쉬웠던 건 아니지만, 지금은 점점 불가능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 아이돌팬들이 그렇게 싫어했던 ‘우리 결혼했어요’도 이제는 없고.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들 대다수는 출연진을 대단위로 끌어 모아 그중에서 분량을 뽑아내는 형태의 예능이었는데, 현대 주요 방송국 예능의 대세는 소수의 셀럽들 위주로 꾸리는 관찰형 예능이라. 아이돌들이 진입각 잡기가 더더욱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1. 혼자 사는 셀럽 관찰하는 예능.
2. 연애하는 셀럽 관찰하는 예능.
3. 결혼한 셀럽 관찰하는 예능.
4. 결혼한 셀럽들이 키우는 애들 관찰하는 예능.
여기에 ‘나는 가수다’發 음악 예능, TV조선發 트롯예능만 첨가하면 현대 주요방송국의 예능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데, 대부분 아이돌들이 주역으로서 끼기 힘들다.
<새 얼굴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최근 가장 바람직했던 프로그램은 방송3사 프로그램이 아니라 TV조선 트롯예능들이었다>
아이돌 쇼케이스 내지 인터뷰 때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주로 언급되는 ‘아는 형님’이나 ‘런닝맨’ 같은 프로그램들도 출연각이 잘 안 잡히는 것은 매한가지.
이렇게 된 이유로는 각 방송국들이 ‘시청률 치트키’(검증된 포맷+검증된 셀럽)들에 더더욱 집착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2세대 아이돌 시대와 비교했을 때 현대 아이돌들이 ‘대중연예인’으로서 힘이 약해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반대로, 방송국에서 기꺼이 섭외하고 싶어 할 아이돌들의 경우에는 컴백기간 중에 굳이 꼭 예능 활동을 할 필요가 많이 없어졌다. 예전에는 방송에 나와야 팬들이 그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니까.
<방탄소년단의 초장수 자체 예능 ‘달려라 방탄’. 엄청난 조회수가 눈에 들어온다>
방송국들은 검증된 셀럽들의 파워를 원하고, 대부분의 아이돌들은 그 셀럽들의 힘에 미치지 못한다. TV방송 기준으로는 그렇다.
TV방송 기준이라는 것은 유튜브로 중심을 이동시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는 것. 유튜브에서는 국내외 팬덤이 막강한 아이돌들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TV방송은 그 특성상 내수지향적일 수밖에 없는데, 유튜브는 해외유입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인기 있는 케이팝 아이돌들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
위에 언급한 여러 부분들이 묘하게 맞물리면서 일어난 일 중 하나가 방송3사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한 컴백. 그 대표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SBS의 ‘문명특급’이다.
<에이핑크, 몬스타엑스, TXT, NCT, 오마이걸, 우주소녀, 세븐틴 등 체급이 상당한 아이돌들이 컴백 활동 예능으로 선택한 ‘문명특급’>
미래가 어떻게 될 진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예전의 형태’로 회귀할 일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곡을 내고 주요방송사 예능을 통해 홍보를 한다’는 이 오랜 공식이 완전히 박살날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이미 반쯤은 그렇게 된 상태이기도 하고.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문명특급’-‘팩트인스타’-‘케이밥스타’ 유튜브 채널 및 SNS-SBS-KBS-MBC-TV조선-네이버 브이앱-네이버티비캐스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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