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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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포스트 양준혁과 삼성 타선의 현실

기사입력 2010.09.20 07:54 / 기사수정 2010.09.20 07:5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전설이 떠난 그날 밤, 하늘도 울고 사람들도 울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밤은 지나가고 다시 아침이 밝았다. 이제 삼성도 떠나간 양준혁(41)을 대신할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양준혁은 지난 19일 현역 마지막 경기였던 대구 SK전에서 좀처럼 방망이 중심에 볼을 맞추지 못했다. 거의 대부분의 통산 타격 기록 선두를 달리는 타격의 최고수인 그조차 2달간 실전 타격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흔적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는 그만큼 타격이라는 기술이 어려움을 동반한다는 뜻이다. 최근 한국야구에는 꾸준히 좋은 타격 기술을 보유한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수년 후 양준혁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양준혁은 단 한 시즌도 풀타임 4번 타자로 뛰지 않았지만, ‘해결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통산 351홈런 1389타점은 아무나 기록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떠난 삼성에는 전성기 양준혁의 위력에 버금가는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물론 그 어떤 팀에서도 전성기 양준혁의 위력에 버금가는 해결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자질은 충분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젊은 타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삼성 타선의 현실을 보더라도 당분간 포스트 양준혁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포스트 양준혁 찾기가 중단돼선 안 된다. 양준혁 역시 "후배들이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았으면 한다" 라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기를 기대했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기술을 스스로 뛰어넘는 것만이 ‘포스트 양준혁’이 탄생하는 밑바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삼성 타선이 자랑하는 중심 타자들인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은 매년 심한 기복과 부상 등으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질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4홈런 97타점을 기록 중인 최형우가 포스트 양준혁의 유력후보이지만, 전성기 시절 양준혁의 위력에는 2% 부족하다. 좀더 꾸준한 활약이 검증돼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은 또 다른 해결사 육성에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른손 해결사 부재는 심각한 문제다. 손가락과 손목 부상으로 악전고투 중인 박석민을 제외하면 오른손 해결사의 씨가 마른 상황이다.

올 시즌 삼성은 야수진이 상당히 탄탄해져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확실한 주전 없이 매 경기 치열한 주전 경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매 경기 출장 경쟁에 바빠 자신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당연히 스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포스트 양준혁 찾기의 어려움을 내포한다. 과거 숱한 해결사를 보유했던 삼성. 양준혁의 퇴장은 삼성 타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사진=양준혁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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