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밴드 솔루션스(The Solutions)가 새 EP '로드(LOAD)'에 멤버들의 음악적 취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고 밝혔다.
3일 새 EP 앨범 '로드(LOAD)' 발매를 기념해 서울 마포구 창전동 해피로봇레코드 사옥에서 솔루션스(박솔, 나루, 권오경, 박한솔)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솔루션스 새 EP '로드'는 지난해 7월 발매한 EP '시그니처' 이후 약 1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다. '시그니처'를 필두로 시작된 4부작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로드'는 특유의 청량하고 에너지 넘치는 일곱 트랙으로 채워졌다.
보컬 박솔은 "이번 앨범은 각기 다른 멤버들의 음악적 취향이 잘 섞였다. 전에는 누군가 한 명이 고집을 부리거나 서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는데 이번엔 서로 소통하는 노하우가 쌓였다"고 밝혔다.
이어 박솔은 "저는 솔로 앨범을 준비하던 소울이나 가스펠적인 요소를 솔루션스에 적용했다. 한솔이는 리듬에 관심이 많아서 힙합적인 부분, 나루와 권오경은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힙한 감각을 적절하게 잘 섞은 것 같다. 그래서 하이브리드한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타리스트 나루는 "다들 음악적 취향이 잡식인 부분이 많은 도움된 것 같다. 옛날 음악부터 최신 음악까지 다 들으려고 한다. 꼭 유행을 쫓아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유행에 민감한 것도 좋지만 좋은 음악을 들으려는 이유가 크다"고 밝혔다.
솔루션스는 지난 2012년 데뷔해 어느덧 밴드 데뷔 9년차가 됐다. 퓨처팝 밴드의 대표주자로서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음악들을 내놓으며 많은 사랑 받고 있는 솔루션스는 연차가 쌓일수록 점차 이들에 대한 음악적 기대치가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서서히 내려놓는 마음가짐으로 변화하고 있단다.
박솔은 "음악을 하면 할수록 대중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점점 더 모르겠더라. 지인들한테 데모 음악을 들려주면 저마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더라. 분명 보편성이 존재하지만 개인의 취향을 다 어떻게 맞춰야하는지 고민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솔은 "그래서 결정을 내린 게 사람들의 취향을 모두 맞출 수 없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대중성에 대해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드러머 박한솔은 "결과물을 냈을 때 아무 반응 없으면 실망하게 되고 지치는 게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신경쓰기 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건강한 음악을 하는 게 지속 가능한 뮤지션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신있게 말했다.
나루는 "스스로 즐기는 모습이어야 대중도 자연스럽게 솔루션스의 음악을 듣고 따라올 수 있을거란 생각한다. 부담을 느끼는 모습은 보시는 분들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솔루션스는 음악적 부담감을 조금씩 내려놓는 동시에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단단해지고 하나의 밴드로서 합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베이시스트 권오경은 "원래 밴드는 싸우면서 시작하지 않나. 솔루션스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그러다가 중간에 크게 한 번 싸웠다"고 털어놨다.
박솔은 "작년에 '시그니처' 내면서 시리즈 앨범을 기획했는데 그전까지 6개월 정도 휴식기를 가졌다. 사실 그동안 한 번도 쉬는 기간이 없어서 서로 단합하거나 이해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한 번 싸우니까 그동안 곪았던 것들이 터진 거다. 그리고 난 후 다시 아물면서 '밴드란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나루는 "각자 스스로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서로의 탓을 할 처지인가에 대해 반성하고 되돌아봤다. 이전엔 서로 질책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반성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다. 서로 조심하고 상대를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함께하다보니까 얘기할 때도 부담 없이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한솔은 "꼭 밴드 멤버들 간의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일엔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지 않나. 특히 저희는 밴드를 한다는 게 일과 일이 아닌 중간 사이에 있다 보니까 더 어려움이 있었다. 차라리 사람 관계라면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일도 밴드 내에서는 '이게 맞나?' 싶기도 했다. 싸웠을 당시에는 다들 지쳐있었고 휴식이 필요했다. 이제 재정비를 했으니 다시 재밌게 해보자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솔루션스는 향후 나올 앨범들 역시 하나의 서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힌 솔루션스는 앨범 곳곳에 그들만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을 숨겨놓을 예정이라고. 이후에 돌아봤을 때에는 "솔루션스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었다.
박솔은 "마음이 모아지고 방향성이 일치화되면서 이런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아이디어도 나왔다. 예전엔 지금 당장 내야하는 앨범 하나만 생각하고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큰 변화다"라고 전했다.
권오경은 "이런 시간들을 바랐다. 이전에는 서로 거리가 있다 보니까 함께 뭔가를 하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이제는 함께 열심히 하려는 생각들이 모이니까 더 에너제틱하게 바뀐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나루는 "목표가 주어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전에는 서로 각자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 급급했다면 이제는 같이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니까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받아들일 줄 안다"고 말했다.
이들의 관계의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기까지 주축이 된 멤버는 '시그니처' 앨범부터 리더가 된 권오경이다. 이전 리더 박솔은 "권오경이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잘 품어주고 멤버들의 의견을 잘 들어준다"고 미소 지었다.
권오경은 "사실 달라진 것은 많이 없는데 멤버들 간의 간극이 좁혀지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하며 "너무 부담은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최대한 멤버들 사이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보다 친해지면서 더 마음을 내려놨다.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솔루션스는 앞으로도 에너지 넘치는 음악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음악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기 위해 지금의 멤버들 간 긍정적인 관계를 이어가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음악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나루는 "돈이 되는 되지 않든 좋은 노래로 좋은 에너지를 들려드리는 게 솔루션스의 목표다. 그게 우선시 돼야 할 것 같다. 100% 순수할 수는 없더라도 처음 마음 잃지 않고 최대한 순수한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솔루션스를 그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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