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방송인 박은지의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는 박은지는 1일 인스타그램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네요. 올해는 왜 이러지... 아무 일 없길 바라는데 밤새 헬리콥터 소리와 사이렌 소리로 잠 못이뤘네요"라고 적었다.
박은지는 앞서 "아 스트레스! 도둑질 폭력 시위 이 악마들...", "이제 잠깐 외출도 더더욱 힘들게 됐네요. 폭동 없이 잘 지나가길. #용산에서 자주 봤던 미국 군인 동네 출동 중 나갔다 다시 귀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환하게 웃는 셀카, 그리고 사이렌 소리를 내며 시위 진압을 위해 이동 중인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도 업로드했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경찰은 조지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질식사에 이르게 했다.
CNN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최소 30개 도시에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LA·덴버·포틀랜드·오리건·신시내티 등 25개 도시에서 통행금지 명령이 발령됐고, 시위가 격화된 LA 카운티에 대해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국 75개 도시로 항의 시위가 번지면서 폭력과 약탈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20여 도시에는 야간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나아가 독일, 영국, 덴마크,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곳곳에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지는 2018년 두 살 연상의 재미교포 회사원과 결혼했다. 이후 미국 LA에 살고 있다.
박은지가 적은 '악마들'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됐다. 흑인들이 시위를 벌이는 원인이 단순히 흑인 남성의 사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 차별과 백인 우월주의 문화에 대한 분노라는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흑인들의 분노가 이번 일을 계기로 거세졌다는 반응이 많다.
그런 가운데 박은지가 단지 외출이 힘들어지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는 개인적인 불편함을 이유로 시위에 가담한 이들을 '악마'에 비유한 점이 경솔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평등을 위해 시위하는 사람들을 보고 악마에 비유하다니, 미국에 사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tone deaf(무감각하다)하시다니 언팔로우했다", "이 시국에 할말 못할 말 구분을 하셔야죠", "악마라고 한 게 현지에서 기사화되면 미국 전역에 이 분노 한국인에게 튄다. 생각이 부족하면 인스타 끊던지 비공개하던지 해라", "흑인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부당대우 받아 그런건데 말이 심하네 악마라니 정말 싫다", "맞는 말이긴 한데 유명인이 저렇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대놓고하면 되나. 그 파급력을 생각해야지"라는 글을 올렸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시위대가 명품관을 약탈하고 애먼 사람을 때리는데 악마가 맞다", "도둑질과 폭력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악마라고 했는데 뭐가 문제냐", "지금 흑인들의 폭동을 현장에서 보면 악마라는 표현이 절대로 과한 표현이 아니다"라며 박은지를 옹호하기도 했다.
박은지는 자신을 비판한 누리꾼에게 "평화 시위대와 약탈범은 다르죠?!! 저는 시위대를 지지합니다. 다만 그 틈을 타서 도둑질 약탈을 자행하는 이들에 대한 제 감정을 쓴 것 뿐입니다"라며 댓글을 달았다.
한편 LA에 거주 중인 윤현숙 역시 지난달 31일과 6월 1일 인스타그램에 "지금 실시간 상황입니다. 영화가 아니라 실제라 생각하니 무섭네요. 아직도 밖에는 싸이렌소리 총소리. 아 멘붕입니다", "다행히 무사히 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에서 괜찮냐고 전화가 많이 왔다"며 "너무 많은 일을 겪고 있다. 잘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인타운에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방송인 서동주도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시위 현장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미국의 시위 현황을 알렸다.
미국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낸 에릭남은 지난달 29일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인종차별은 죽지 않았다. 조지와 아흐마우드는 무분별하게 목숨을 잃은 셀 수 없이 많은 흑인 남성과 여성 중 한 사람일 뿐이다"라는 글과 함께 제도적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을 상징하는 슬로건 'Black Lives Matter' 포스터를 공유하며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은지 인스타그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