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이흥련이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첫 날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SK는 3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팀 간 5차전에서 9-3으로 승리했다. 한화를 연이틀 잡은 SK는 시즌 첫 3연승과 함께 첫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SK와 두산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흥련은 30일 곧바로 SK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선발 포수 마스크까지 썼다. 그리고 9회까지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까지 휘둘렀다. 홈런은 삼성 시절 홈런 이후 1332일, 3안타는 역시 삼성 시절이던 2016년 1402일 만이었다. 경기 후 이흥련은 "살면서 중에 가장 정신 없었던 하루인 것 같다"고 웃었다. 다음은 이흥련과의 일문일답.
-이적과 이적 첫 날 활약에 대한 소감은.
▲나도 오늘 내가 이렇게 경기를 잘 풀어갈 지는 솔직히 의심도 있었다. 무엇보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일단은 사인 미스 없이 잘 잡고 잘 던지고 잘 막고 이것만 하자고 생각했다. 좋은 플레이를 하자는 생각은 안 했다. 그냥 기본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볼 배합도 정답이 없는 건데, 준비하고 공부한 만큼 그렇게 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 투수들이 잘 던져줘서 투수들에게 제일 고맙다.
-안타 많이 치고 홈런 친 것 자체가 오래 됐더라.
▲약간 들떴는데, 내일 경기 준비해야 하니까. 방망이는 오늘 3안타 치고 내일 4삼진 먹을 수도 있다. 내가 방망이를 잘 치고 이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팀에서도 원하는 게 수비 안정감과 투수 리드다. 그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경기와 오늘 경기 긴장감이 달랐나.
▲원래 경기 전에 긴장을 하고, 하면서 풀리는 스타일이다. 오늘은 긴장도 되고,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경기 들어가면서 집중이 된 것 같다.
-1회 핀토가 연속 볼넷으로 어렵게 시작했는데.
▲컨트롤이 없는 투수는 아니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1,2루에 깔려서 1회부터 쉽지 않구나 생각했다. (정)진호 형이 어제 4안타를 쳤는데, 2볼-1스트라이크였을 것이다. 핀토와 얘기를 했을 때 자신은 몸 쪽이 제일 자신있고 즐겨 던지는 공이라고 해서 투수의 제일 좋은 공을 선택한 게 결과가 좋게 나왔다. 안타가 나왔다면 경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 때 마음이 확 편해졌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들과 나눈 얘기가 있는지.
▲(김)강민이 형이나 (정)의윤이 형이나, 형들이 편하게 니가 하고 싶은 야구 해봐라 격려를 많이 해주셨고, 코치님들도 격려 많이 해주셨다. 3안타 치니까 갑자기 나한테 공격형 포수냐고 묻더라. 그래서 난 방망이 운으로 친다고 얘기했다(웃음).
-김태형 감독에게 새벽 2시에 문자를 보냈다던데.
▲감독님께서 감사한 말을 해주셨다. 두산에서는 경기를 많이 못 나갔지만 가면 지금 두산보다 기회도 훨씬 많을 거고, 너를 봤을 땐 더 좋은 길인 것 같으니 열심히 하고 기회 잘 잡으라고 말씀해주시더라. 어제 경기 끝나고, 밥 먹고 집에 오니까 시간이 너무 늦더라. 코치님들이나 형들이나, 어제 못 드린 분들에게도 오늘 따로 연락을 드리려고 한다.
-두산에서 55번을 썼는데, 이승진이 달던 55번 대신 30번을 달았다.
▲트레이드 된 선수들 SK 전통이라고 하더라. 나도 55번을 받을 줄 알았는데, (권)기영이가 포수였어서 포수가 달던 번호를 받았다. 그렇게 해서 잘 된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전통이라고 하고, '기릿발'이 있다고 하니까. 약간 미신 믿어가지고(웃음).
-이번 트레이드에서 매송중-야탑고를 나온 선수들이 많다. 서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을텐데.
▲아무래도 학교 후배들이 프로에 많은 건 아니다보니, 잘해서 나중에 동생들이 자리 잘 잡아서 후배들 챙겨주고 이런 모습을 보고 싶다.
-새로운 팀에서 첫 날부터 좋은 활약인데,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오늘 잘한 게 기분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오늘 너무 임팩트가 있어서 내일 경기가 좀 걱정이 된다(웃음). 첫 번째 우선시 하는 건 수비에서 실수 없이 잘 받아주고, 막아주고, 도루 잘 잡는 평범한 것들이다. 수비는 슬럼프 없이 꾸준히 잘 하고 싶다. 방망이는 잘 칠 수도 있고 못 칠 수도 있는데, 중점적으로 수비에 다 맞춰서 하려고 생각 중이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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