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프로듀스' 시리즈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CJ ENM 측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합의 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보조 PD 이 모 씨와 연예기획사 직원 5명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며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안준영 PD에 대해서는 3700여만 원의 추징금도 선고했다. 부정 청탁 혐의를 받은 연예기획사 5인은 500만 원, 7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어 안 PD에 대해 "프로그램 메인 PD로 투표조작에 적극 가담했기 때문에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또 기획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점도 무겁다. 다만 배임수재 혐의는 대가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CP에 대해서는 "총괄 프로듀서로 방송을 지휘 및 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휘하 PD를 데리고 모의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중하다"면서도 "직접적 이익을 얻지 않았고 문자투표 이익을 모두 반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획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술자리 접대를 통해 부정한 이익을 얻으려 한 점에서 비난을 면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안준영의 요구에 의한 점, 기획사 관계자가 접대 요청을 거부할 수 없던 점을 감안했다"고 벌금형에 그친 이유를 설명했다.
안 PD 등 피고인은 '프로듀스 101' 시즌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안 PD의 경우에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았다.
이들의 범죄 사실이 드러난 것은 '프로듀스X 101' 종영 이후 일부 시청자들이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팬들이 연합해 뭉친 '프로듀스 진상 규명 위훤회'는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위를 개최하는 등 꾸준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결국 경찰 수사 결과 투표 조작은 사실로 드러났다. 재판에 넘겨진 안 PD 등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욕심으로 한 일이 아니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시청자를 들러리로 생각했다"며 징역 3년과 추징금을 구형했다. 법원 역시 이들의 범죄 행위를 인정했고 결국 두 사람에 실형을 선고했다.
안 PD와 김 CP의 선고 이후 CJ ENM 측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의 인사는 최종판결이 확정되면, 사내 규정에 따라 내부 논의 후 결정될 것이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앞서 CJ ENM 측은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이 드러나자 지난해 12월 대국민 사과를 전하며 기금 및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이후 CJ ENM은 올해 3월 신용보증기금, 한국콘텐츠진흥원등과 함께 음악산업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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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