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06 10:26 / 기사수정 2010.09.06 10:32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 간의 경쟁을 유발시키기 위해 각 포지션 별로 2-3명씩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그 가운데서 공개적으로 기대를 나타낸 포지션이 있었으니 바로 중앙 미드필더다. 조광래식 축구가 조직적이고 짧은 패스 축구를 구사하면서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진 가운데 이에 포함된 4명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A매치 평가전을 갖는 축구대표팀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셀틱 FC)과 김정우(광주 상무), 그리고 윤빛가람(경남 FC), 김두현(수원 삼성)이다. 이들에 대해 조광래 감독은 지난 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네 명의 선수가 기술도 좋고 영리한 선수들이다. 거기다 경기 운영 능력도 좋고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라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쟁을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그러면서 조광래 감독은 경쟁 구도까지 상세하게 밝혀 눈길을 끌었다. 조 감독은 "김정우와 김두현이 경쟁해야 할 것이고, 윤빛가람과 기성용도 긴장하면서 경쟁에 임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직접적으로 네 선수들을 자극시켰다. 이는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기성용과 김정우라 해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발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네 선수 모두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것이 눈길을 끈다. 기성용과 김두현은 중거리슛 한 방 능력을 갖췄으며, 윤빛가람은 자로 잰 듯한 패스플레이가 단연 돋보인다. 또 김정우는 넘치는 투쟁심을 바탕으로 경기 조율 능력이 빼어난 장점을 지닌 선수다.
이렇게 공격적인 선수들을 중앙 미드필더로 집중 발탁한 것은 이들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전방 공격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다. 조광래 감독은 이전 대표팀과 다르게 짧고 날카로운 패스워크를 통해 중원을 장악해 공격 기회를 살려나가는 스타일을 강조한다. 그래서 수비적인 면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갖춘 선수들을 통해 전술 완성도를 높이고, 많은 기회를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많이 움직이면서 수비시에도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면서 상대의 역습을 원천 차단하는 역할도 잘 수행해야 한다. 이 가운데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로 봤던 김정우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선수는 수비에 약점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 뿐 아니라 수비 능력을 얼마나 완벽하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주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조광래 감독은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지칭했던 윤빛가람과 기성용을 이란전에 함께 선발 출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나이지리아전에도 나선 바 있었던 둘은 5일 공개 팀 훈련에서도 주전을 의미하는 조끼를 입고 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꾸준하게 활약했던 김정우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며 소속팀의 순위 상승도 주도한 김두현에게도 후반 교체 투입 등을 통해 충분히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감독이 준 기회를 과연 네 선수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살릴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까지 남은 기간은 4개월. 그러나 감독이 보는 앞에서 A매치를 뛸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가장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고된 중앙 미드필더 전쟁에서 과연 어떤 선수가 살아남아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윤빛가람, 김두현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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