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조광래호 축구대표팀이 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갖는다. 첫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전에서 그동안 사용했던 전술을 버리고 3-4-3 변형 전술로 새로운 시험을 선보였던 조광래 감독은 이번에도 다양한 전술 실험과 화끈한 공격 축구를 통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것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이란전에는 각 포지션별 주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조광래 감독은 각 포지션별로 2-3명의 선수를 포진시켜 선수들에게 경쟁심과 목표 의식을 유발시켰다. 그 가운데서도 스리백을 형성하는 중앙 수비진은 신예들의 가세로 이전보다 더 두터워져 생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에 발탁된 중앙 수비 자원은 모두 6명. 전임 허정무 감독 때도 다양한 중앙 수비 자원들을 활용한 바 있지만 가장 많았던 경우는 5명이었다. 그만큼 두터운 수비를 만들기 위한 조광래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공교롭게 6명 가운데 딱 절반씩 '신-구'로 나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정수(알 사드), 조용형(알 라이안)은 월드컵 4경기를 모두 뛴 베테랑이고, 곽태휘(교토)는 전임 감독 시절 '황태자' 칭호를 받았던 선수였다. 반면 김영권(FC 도쿄), 홍정호(제주)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떠오른 자원들이며, 이번에 첫 발탁된 김주영(경남)은 조광래 감독의 손에서 기량이 크게 성장한 선수다.
경험 면에서 놓고 보면 당연히 이정수, 조용형, 곽태휘에게 눈길이 쏠린다. 하지만 기량 면에서는 신예 선수들이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김영권은 187cm라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스피드와 유연성이 좋아 측면 자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또 홍정호 역시 안정적인 수비 능력으로 A매치 데뷔전이었던 나이지리아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깜짝 발탁'으로 관심을 모은 김주영 역시 적극적인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를 높이 사서 조광래 감독의 눈에 띈 경우다.
이미 조광래 감독이 전 포지션 경쟁에서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던 만큼 이들은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얼마만큼 잘 펼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3달 전 월드컵 본선에 뛴 이정수, 조용형이라 할지라도 다른 선수들이 잘 하면 엔트리 탈락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단 이번 이란전에는 지난 나이지리아전에서 맛만 보는데 그쳤던 '변형 스리백'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조광래 감독은 5일 공식 훈련에 앞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예전에 사용해보지 않았던 스리백을 통해 미드필더에 도움을 주는 것을 노리고 있다."라면서 변형 스리백을 가동할 뜻을 내비쳤다. '플랫 3' 형태가 아닌 중앙 수비수 한 명이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 역할도 맡아 다소 공격적인 형태로 수비진을 운영한다는 것이 조광래호 스리백의 핵심 내용이다. 이 때 나머지 2명은 커버플레이를 통해 상대 역습을 잘 막아내야 한다.
또 양 측면 미드필더와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스리백, 포백을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바꿔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도 강조했다. 조광래 감독은 "상황에 따라 수비 라인이 얼마든지 커버 플레이를 적절하게 펼칠 것이라 생각한다."라면서 "한 쪽 사이드 공격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가 아래로 처질 수도 있고, 포백과 스리백을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라며 조직적인 움직임과 빠른 상황 대처 능력을 주문했다. 이러한 조광래 감독의 전략에 맞춰 선수들이 얼마나 안정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주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에 열린 정식 팀 훈련에서는 조용형이 리베로 역할을 맡고 김영권과 이정수가 나머지 두 자리를 맡았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이들 외에도 김주영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조 감독은 "김주영은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 테스트해 볼 생각으로 선발했다."라면서 "이란에도 상당히 빠른 공격수가 있는데, 이런 공격수가 두 명이 나오면 김주영같은 빠른 수비수도 필요하기 때문에 선발했다."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 후반 교체 투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시안컵까지 치를 수 있는 경기가 많지 않은 만큼 중앙 수비 자원들은 그야말로 감독이 보는 앞에서 뭔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아시안컵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이란전에서 두각을 나타낼 중앙 수비 자원은 누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조용형, 김주영-곽태휘-이정수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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