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팀의 중심타자가 살아야 팀이 산다는 말은 결코 속설에 그치지 않는다. '최정이 살아야 SK가 산다'는 명제도 이미 여러 차례 증명이 됐다. 그래서 더 최정의 침묵과 SK 와이번스의 부진은 연관 짓지 않을 수가 없다.
23일 경기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총 62명이다. 이들을 타율로 줄세웠을 때, 최정을 찾기 위해서는 순위표를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 타율 0.130. 62명 중 62위, 최하위다. 최정은 16경기 동안 66번 타석에 들어섰으나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7개를 치는데 그쳤다.
공교롭게도 연습경기 6경기에서 쳤던 안타와 정규시즌 16경기의 안타 개수가 같다. 오히려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는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던 최정이었다. 6경기에서 18타수 7안타(1홈런) 타율 0.389를 기록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둔다는 타법에 대한 본인의 만족감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시작된 깊은 침묵은 당황스러울 뿐이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최정의 완장은 괜히 더 무거워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15일 문학 NC전에서 최정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고, 이리저리 타순을 옮기며 고육지책을 찾아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5번타자로 나선 23일 KIA전에서는 야속하게도 최정 앞에 계속해서 찬스가 돌아갔고, 같은 기대는 매번 같은 실망으로 끝이 났다. SK는 이날도 패하며 3연패에 빠졌고, 팀의 간판이자 중심타자인 최정의 무기력한 모습과 연패에 고개를 숙인 SK의 모습은 오버랩 될 수밖에 없었다.
'슬로우 스타터'인 최정은 지난해에도 개막 초반 11경기 타율이 0.088까지 떨어지는 등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곧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최정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정이는 경기를 하면서 찾아가는 스타일"이라며 "본인이 계속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희망을 거는 모습이다.
당연히 현재 SK의 심각한 부진의 책임을 모두 최정에게 떠안길 순 없다. 최정이 부진해도 만약 팀이 잘나간다면 오히려 조급한 마음은 덜할 수 있을 터다. 하지만 지금의 가시밭길 상황은 서로의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루 빨리 최정이 깨어나든, 팀이 극복하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물론 최정이 살아나며 SK가 일어서는 모습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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