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부모가 자식을 강가에 내놓은 그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봤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고졸 신인 이민호가 5⅓이닝 동안 볼넷 4개를 내줬지만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렸고, 역시 신인인 김윤식이 데뷔 첫 홀드를, 이상규가 데뷔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22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감독과 취재진의 인터뷰는 이민호로 시작해 이민호로 끝났다. 류중일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에 보이길래 마운드에서 즐기라고 이야기했는데 너무너무 잘 던졌다. 역시 비밀병기다"라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류 감독은 "고졸 신인이지 않나. 나이로는 이제 대학 신입생인데,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상대로 성공했다. 늘 LG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어제는 공교롭게 선발도 신인, 중간 윤식이도 첫 홀드, 상규도 첫 세이브를 올려 기분이 좋았다"면서 "편하게 본다고 했지만 던지는데 부모가 자식을 강가에 내놓은 그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봤다. 다음 경기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런 류 감독의 마음은 행동으로도 드러났다. 이민호를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모습이 중계에 잡혔고, 류 감독은 이 장면 갈무리를 지인을 통해 받았다고 한다. "아빠미소"라고 웃은 류 감독의 어린 선수를 위한 '오버 액션'이기도 했다. 엄지를 치켜들만한 경기였던 것도 맞지만, 류 감독은 "민호를 키우는 입장에서 일부러 액션을 더 써봤다"고 털어놨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민호는 정찬헌과 함께 5선발 자리를 맡을 예정이다. 1군 선수단과 동행하고, 10일 로테이션으로, 5선발 자리를 정찬헌과 이민호가 번갈아 나선다. 이민호는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군과 동행한다. 류 감독은 "정찬헌이 5일 휴식을 가져도 되지만, 화요일에 던지면 일요일 던지는 주가 생긴다.시즌이 길고,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둘을 10일 로테이션으로 하면 여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기대 이상의 투구이지만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포수 유강남에게 물어보면 커터 등 움직임이 많이 흔들린다고 하더라. 어제는 스트라이크와 볼이 차이가 크게 나는 공을 많이 던졌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 잡고 승부하는 것도 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 뒤 이내 "어제만 봤을 때는 100점을 주고 싶다"고 영건의 씩씩한 투구에 합격점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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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