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영화를 본 관객과 언론이 입을 모아 칭송하고 있는 영화의 미술과 사운드, 의상까지 프로덕션의 모든 것을 공개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청년 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진짜 지옥 같은 이미지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윤성현 감독은 어린 시절 겪은 IMF 외환위기의 잔상과 슬럼화 된 도시를 여행한 기억을 떠올려 영화 속 강렬한 지옥도의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윤성현 감독이 구축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베테랑 제작진들의 손길이 더해져 완성됐다.
"미술적으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을 디자인해야 했다"는 김보묵 미술감독의 말처럼 윤성현 감독과 제작진은 본 적 없는 대한민국의 풍경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단순히 낙후된 건물에서 촬영하는 것이 아닌 현대화된 건물과 장소를 선별해 공간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으며 CG 작업으로 낡은 텍스쳐를 극대화해 무국적의 낯선 공간을 만들어냈다.
'사냥의 시간' 속 독특한 공간들은 다양한 장비를 활용한 사실적인 촬영과 조명이 더해져 더욱 강렬한 비주얼로 표현됐다.
제작진이 창조해낸 새로운 공간을 모두 보여주기 위한 드론 촬영과 감정이 살아있는 액션을 포착하기 위해 짐벌 장비로 캐릭터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이고 즉각적인 촬영을 진행했다.
또 헤드라이트나 가로등 불빛 같은 다양한 광원(프랙티컬 라이트)을 통해 공간의 빛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을 만들어냈다.
회색빛 도시와 대비되는 강렬한 색감의 불빛들은 청춘들의 불안과 절망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을 압도한다. "서스펜스를 영화적 형태로 보여주기 위해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는 윤성현 감독은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선택해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캐릭터의 감정부터 총기의 질감 하나까지 섬세하게 조율된 사운드가 추격 장면의 생동감을 높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래피티, 스트리트 패션, 힙합 음악 등 빈민가에서 파생된 서브 컬처 요소들도 '사냥의 시간'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새겨진 그래피티는 슬럼화 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를 나타내는 동시에 작품의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각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이는 의상과 타투 또한 볼거리를 더한다. 경제 불황으로 침체된 도시 분위기에 맞게 구제 의류와 레이어드 아이템으로 의상 콘셉트를 잡았고, 도발적이고 반항적인 네 친구들의 이미지에 맞춰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스트리트 패션을 적용했다.
또 이들이 한 무리처럼 보일 수 있도록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닮은 스타일을 추구했다.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은 총기를 숨길 수 있는 롱 코트와 많은 탄창을 넣을 수 있는 의상으로 구성, 오랜 기간 총기 사용으로 인해 마모된 옷의 질감까지 표현하며 디테일한 설정으로 설득력을 더했다.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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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