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시작이 웰메이드였다고 해서, 잘 나가는 작품이라고 해서 모든 게 용인되는 건 아니다. '부부의 세계'가 폭력적인 연출, 나이에 맞지 않는 아역배우 캐스팅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젠더 감수성이 결여된 듯한 장면도 아쉬움을 안겼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1회 6.2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출발해 지난 8회에서 20% 돌파를 해낸 화제작이다.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작품인 만큼 제작 역시 신중을 기해야 할 터. 하지만 방송이 이어질수록 '논란'이 생성되고 있다.
'부부의 세계'는 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가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불륜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단 1회 만에 불륜녀의 정체 등이 드러나면서 화제몰이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지선우의 심리와 아들을 데리고 이혼하기 위한 치밀한 작전 등이 촘촘하게 그려지며 호평받았다. 5회 만에 불륜 폭로, 6회에 이혼이라는 상상 못할 전개도 펼쳐졌다.
그 덕분에 '부부의 세계'는 소위 '막장극'으로 불리는 '불륜드라마'임에도 색다르다는 느낌을 줬다. 물론 이태오가 지선우의 덫에 걸려 그를 폭행하는 장면 등 다수의 장면이 자극적이긴 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만족감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주 방송된 7회와 8회에선 선을 넘었다. 지선우가 박인규(이학주)의 습격을 받는 모습에서 '범죄자 시점'으로 연출이 된 것.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시점으로 촬영을 진행해 그대로 내보냈다. 박인규는 이태오의 사주를 받고 지선우에게 폭력을 가했다. 하지만 이태오의 복수심은 그가 고산에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왜 범죄 VR 게임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생생하게, 그것도 가해자의 시점에서 폭력적인 장면을 연출했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바람둥이로 인식된 손제혁이 레스토랑 매니저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에서도 불필요한 모습이 등장했다. 레스토랑 매니저가 손제혁에게 명품백을 사주면 애인이 되겠다는 발언을 한 것. 이후 손제혁과 레스토랑 매니저가 호텔에 있는 장면이 그려지면서, 시대착오적 설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여기에 아역 캐스팅 논란도 더해졌다. 7회 방송에서는 딸 제니(이로은)와 함께 고산에 돌아온 이태오, 여다경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시간 흐름상 2년 후이지만, 딸 제니는 2살이라기엔 조금 큰 모습이었다. 고산을 떠나기 전 여다경의 마지막 모습은 임신 중. 이에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웃어 넘길만한 사안이란 반응도 나왔다.
그러한 상황 속 제니 역의 이로은 어머니가 SNS를 통해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도대체 돌잔치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냐. 극 중 2년 후다. 그래도 큰 거 안다. 실제보다 더 길게 나온 것도 있다"며 "악의는 없겠지만 마음의 상처 받았다. 애가 무슨 죄냐"는 글을 SNS에 남긴 것. 이는 22일,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이로은 어머니의 입장에선 속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제작진이 왜 2세가 아닌 2017년생, 4세 이로은을 캐스팅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수의 시청자는 이를 제작진의 실수라 꼬집었다. 그러나 아역캐스팅으로 논란이 번졌음에도 제작진 입장은 한 줄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논란들은 초반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던 '부부의 세계'에 큰 타격이 됐다. 시청률이야 앞으로도 잘 나오겠지만, 드라마의 성공에는 시청률만 중요한 게 아니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JTBC 방송화면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