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고보결이 '하바마'의 결말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20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tvN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이하 '하바마')에 출연한 고보결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와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그린 '하바마'에서 고보결은 오민정 역을 맡았다.
그가 연기했던 오민정은 차유리(김태희 분)를 떠나보낸 조강화(이규형)와 결혼 후, 서우(서우진)을 키우는 인물로, 극 후반부에 차유리가 살아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만난 고보결은 "끝까지 함께 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작품인 만큼, 보시는 분들에게도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되면 좋을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고보결은 '하바마'를 통해 '재혼가정의 어머니'라는 생소한 설정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고보결 역시 처음에는 걱정스러워 '하바마' 작가와 감독에게 물었지만 두 사람은 "민정이는 원래 서투른 엄마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지금 네 모습과 일치할 것 같다. 걱정은 전혀 없다"고 용기를 전해줬다고.
그는 "아무리 찾아봐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캐릭터들이 하나도 없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민정이가 서우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니까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모성애를 중점적으로 마음을 느끼려고 했고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난생 처음으로 엄마의 입장에서 서봤는데, 울컥하는 순간이 있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바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 붕괴나 아쉬운 결말로 인해 시청자들의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0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차유리는 결국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승천을 결정했고, 조강화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그를 '잘' 보내주며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말의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고보결은 "많은 선택지가 있는 작품이었고, 어떤 선택이든 해야하는 상황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택보다는 과정이나 이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에 좀 더 귀 기울여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하바마'에 대해 "곁에 있어서, 익숙해서 놓치는 것들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했던 김태희, 이규형, 서우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던 김태희에 대해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극중에서 술을 마시고 낙엽을 던지는 장면을 연기할 때, 태희 언니가 저에게 '인생 캐릭터야. 너 원래 이런 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태희의 열연에서 엄마의 모습을 봤다고. "아이 손을 잡거나 아이를 안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또 언니는 우진 군에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셨는데, 그런 걸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남자 아역이지만 딸 역할을 맡았던 서우진에 대해 애정 어린 시선을 전하기도 했던 고보결은 "우진이가 저에게는 '사람 엄마'라고 하고 김태희 선배에게는 '귀신 엄마'라고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우진이의 어머니는 '우진이대로 연기한다'고 했는데, 저희가 보기엔 또 나름대로 서우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같았다. 그 친구가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또한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이규형의 '배려심'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고보결은 "규형오빠는 현장에서도 항상 에너지를 주는 선배였다. 재미도 있고 배려도 넘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규형과 감정신을 촬영할 때를 떠올리며 "본인이 나오지 않을 때도 함게 울어주시고 눈맞춰주시면서 잘 만들어나갔다. 그런 걸 보면서 도와주신다는 느낌이 들더라. 감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고보결은 어머니의 반응을 떠올리며 "아직도 저를 어린 아이로 봐주시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제가 극중에서 엄마로 나오니 어색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후반부에는 '그냥 민정이로 보인다'고 하시더라.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의 친구들도 이전 작품을 볼 때는 '내 친구가 나오네' 정도였는데, 이젠 아예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어른스럽다고 하더라. 성숙한 느낌을 봐주니 저도 기뻤다"고 덧붙였다.
그간 차분한 역할을 주로 했던 고보결은 앞으로 밝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내며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제 꿈이다. 어떤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스펙트럼을 확장해 가능한 많은 색을 내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열정이 많은 편이라고 전한 고보결은 '롱런하는 배우'라는 자신의 꿈을 내비치기도 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캐릭터로 인사 드리겠다"는 말을 전한 고보결. 그에게 '하이바이, 마마!'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이에 고보결은 "작품, 현정 모두 배려와 사랑이 넘쳤다. 저에게는 도전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힘과 용기를 주셔서 저도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시청자분들에게도 따뜻하게 기억되면 좋겠다"며 드라마의 의미와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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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