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같은 마무리 투수였으니까요."
하루는 두산 베어스 투수 이형범이 불펜 문을 열기 전, 정재훈 불펜코치가 "지금 공이 뜨니까 이렇게 던지라"는 전략을 일러 줬다고 한다. 그렇게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66 이닝당출루허용 1.25 기록을 쌓아 그는 진짜 클로저가 됐다.
현역 시절 정 코치는 139세이브 84홀드 기록이 있다. 이형범은 "코치님도 나와 같이 마무리 투수이셨다 보니 조언해 주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코치 역시 지난 시즌이 끝나고 "형범이가 정말 잘했다"며 칭찬하기도.
정 코치는 입단 초기와 달리 구속보다 제구력과 변화구 조합으로 상대 타자를 잡는 마무리 투수였다. 지난해 직구 평균 141.3km/h 이형범도 속도보다 제구가 무기다. 그는 "나는 공이 빠른 다른 마무리 투수와 다른 유형"이라고 봤다.
이형범은 "사실 빠르게 던지고 싶은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다른 마무리 투수와 유형상 다르다고 생각한다. 맞춰 잡는 유형이라 볼 수 있는데, 투구 수를 아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효율적 투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정 코치님이야 젊었을 때 빠른 공을 던지시다 유형이 바뀐 것인데, 나는 서른이 안 넘었는데도 (공이) 안 빠르다"고 농담하더니 "올겨울 투심 회전 수도 지켰고, 움직임만 조금 더 체크했다. 다른 변화구도 연습해 왔다"며 낙관도 했다.
서서히 시즌 개막 윤곽이 나오는 가운데 이형범도 나갈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청백전 치르면서 아쉬운 것도 분명 있었다. 그래도 최근 영점이 잘 잡혔다. 시즌을 시작하면 '1등 팀 마무리 투수'라는 생각으로 잘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