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하춘화가 평양 공연과 베트남전의 국군 위문공연을 떠올렸다.
13일 방송된 SBS PLUS '밥은 먹고 다니냐' (이하 '밥먹다')에서는 하춘화가 출연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던 하춘화는 고된 공연을 떠올리면서 "사춘기를 겪지 못하고 넘어갔다. 내 친구들과 중,고등학교 시절에 소소한 추억을 쌓지 못햇던 게 아쉽다"라고 털어놓았다.
16세 때 첫 히트곡 '물새 한마리'를 발표했던 하춘화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학교에 카메라가 오기도 했고, 학교 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고백하기도.
그런가 하면, 하춘화는 남북이 분단 된 이후, 40년 만에 이뤄진 최초의 남북 문화 교류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당시 최초 평양 공연까지 했던 하춘화. 그는 "그땐 한민족이라는 적지에 가는 기분으로 갔다"고 고백했다.
하춘화는 "그때 평양 고려호텔에 투숙했는데, 호텔에 있으면서 개인 자유 행동은 불가능했다. 방 앞에는 숙소 앞을 지키는 안내원이 있었다. 그때는 녹음기를 켜놓고 이야기를 했고 필담까지 했다. 도청이 두려웠다"며 철통감시가 이뤄졌음을 알렸다.
긴장과 불안 속에서 3박 4일 평양공연 일정을 마무리했던 하춘화는 1977년 베트남전 현장에도 함께 했다.
18살의 나이에 국군 위문공연에 갔던 하춘화는 "베트남전이 터지고 우리 군인들이 참전을 했는데,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당시 국방부는 참전 군인에게 '인기 연예인이 누구'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인기 연예인의 주인공은 하춘화였다. 이에 국방부는 하춘화에게 위문 공연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때 하춘화의 나이는 고작 17살, 18살 때였다.
전쟁터 현장으로 가기엔 어린 나이였고 국방부는 하춘화의 부친을 호출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한 하춘화는 "아버지는 제 나이가 어려서 위문공연을 거절했는데 국방부에서 계속해서 설득을 하더라. 결국 아버지도 할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설득 끝에 위문공연을 가게 됐지만 아버지는 어린 하춘화를 위해 보호자 동행을 요청했다. 원칙상으로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국방부는 아버지의 제안을 수용했고 하춘화는 언니와 함께 베트남에 갔다.
전쟁터에서 약 1달 간 있었다는 그는 "공연 중에도 포탄소리가 들렸다. 전쟁을 생생하게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트라우마까지 남았다는 하춘화는 "수개월간 군인과 생활한 군예대 위문단이 있었는데 거기에 이주일 씨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하춘화 보다 먼저 귀국했던 이주일은 하춘화에게 "여기는 전시상황이라 전화도 못하지 않냐. 집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이야길 했다. 하춘화는 이를 떠올리며 "당시 우리 집에 전화를 해서 가족들을 안심시켜주기도 했다"며 이주일과의 인연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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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