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8.16 08:17 / 기사수정 2010.08.16 08:17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SK 와이번스의 마운드는 강하다. 김광현과 카도쿠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가 건재하고, 이승호-정대현-정우람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의 위력도 대단하다. 그러나 다른 팀이 SK 마운드를 부러워하는 숨겨진 이유는 든든한 롱릴리프다.
전천후 대기 3인방
SK 마운드 운용은 다른 팀들과 조금 다르다. 선발 투수가 조금만 흔들려도 고효준-엄정욱-전병두가 투입된다. 지난 15일 잠실 두산 전에서도 선발 글로버가 1이닝만에 6실점으로 내려가자 SK 김성근 감독은 엄정욱을 투입했다. 그는 3⅓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그는 기복이 심하지만, 분명히 SK 마운드에 필요한 존재다.
이 외에도 시즌 초반부터 고효준이 SK 마운드에서 전천후로 등판 중이다. 40경기 중 무려 32차례를 구원으로 등판했다. 전병두도 마찬가지다. 전반기 막판부터 본격 합류한 그는 후반기 다소 부진한 고효준의 몫을 잘 메우고 있다.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8월에만 평균자책이 2.38이다.
김 감독이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 선발을 일찍 내린다면 십중팔구 이들을 투입해 이승호-정대현-정우람을 투입할 시점을 타진한다. 즉, 선발이 일찍 무너진 경기에서 이들의 호투는 경기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한 일종의 방향키라고 할 수 있다.
SK가 역전승할 때는 경기 중반 2~3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들의 활약이 대부분 숨어 있다. 다른 구원 투수들의 과부하를 막아주는 장점은 덤이다. 이들의 전천후 활약은 SK 마운드에 일종의 '윤활유'다.
선발진의 아쉬움
SK가 롱릴리프의 활약으로 뒤졌던 경기도 잡아내며, 연장 승부에도 유리하다는 다른 팀 감독들의 지적에도 김 감독은 한결같이 ‘임시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즉, 이들은 구원에 방점이 찍혀 있으나 상황에 따라 선발 투수도 소화하므로 마운드 운용의 전체적인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의 지적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시즌 초반부터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고효준은 최근 체력 저하가 눈에 띈다. 후반기에는 6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 6.75를 기록 중이다. 등판 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 매 경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명확한 이유가 있다. SK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3.66으로 1위다. 김광현이 13승 2.36, 카도쿠라가 11승 3.37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선발승은 40회에 불과하며 평균 이닝도 5.9이닝에 그쳤다. 사실 SK는 올 시즌 3~5선발의 활약이 좋지않다.
당장 15일 선발 등판했던 글로버는 각종 부상 탓에 6승 8패 5.66을 기록 중이다. 송은범도 평균자책 3.12를 기록 중이지만, 어깨 통증으로 선발과 구원을 오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5선발 몫을 바로 롱릴리프가 메우고 있다. 등판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도 몸을 풀며 대기하는 것이 고역인데. 때로는 선발등판도 준비해야 한다.
올 시즌 5선발을 겸직하는 고효준-전병두-엄정욱은 합계 18번 선발 등판했다. 송은범의 17차례보다 오히려 한 차례 많다. 김광현과 카도쿠라의 특급 활약에 가려졌을 뿐, 올 시즌 SK 선발진의 활약은 예년보다 썩 좋은 편이 아니다.
SK가 롱릴리프의 활약으로 효과를 보기도 하고, 어두운 단면도 있다. 확실한 것은 남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도 고효준-전병두-엄정욱의 행보가 어쩌면 SK의 명운을 가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이들은 올 시즌 SK 마운드의 숨은 공신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사진 = 엄정욱(자료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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