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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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고 싶었다"…'밥먹다' 홍석천, 20년 전 커밍아웃한 이유 [엑's PICK]

기사입력 2020.04.07 08:03 / 기사수정 2020.04.07 07:38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홍석천이 20년 전, 커밍아웃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 6일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 (이하 '밥먹다')에서는 방송인 홍석천이 등장해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날 왁스와 함께 등장한 홍석천은 2000년대 당시를 회상하며 "20년 전에 커밍아웃을 했다"고 전했다.

성 소수자에 인식이 제대로 있지 않았을 당시, 눈물의 고백을 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홍석천은 "서른 살 때라서 그랬다. 그때 사람들이 물어보더라. 왜 그랬냐고"고 운을 떼며 "중간 중간에 제 사상활을 두고 협박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런 건 두려울 게 아니었는데"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홍석천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게 제 꿈이었는데 저를 숨기고 있으니 당당하게 사랑할 수 없었다. 그래서 3년 된 연인과 이별 후, '이렇게 살아서는 진정하게 사랑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 떳떳하게 이야기 해야겠다고 느꼈고 행복하고 싶어 커밍아웃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석천은 커밍아웃 후, 고정 프로그램 6개에서 모두 하차했다. 힘든 시기를 겪은 뒤, 그는 드라마 '완전한 사랑'으로 다시 복귀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남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는 홍석천은 "사춘기 시절에 제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며 "기도도 많이 하고, 스스로를 부정하기도 했다"며 힘든 시기를 겪었음을 말했다. 홍석천은 "외롭기도 했고, 이런 이야길 나눌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 제일 먼저 탑골 공원에 가서 혼자 늦은 밤 걷기도 했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사실을 서른 살이 되어서야 털어놓게 된 홍석천. 하지만 그는 "대학교 와서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감정으로 발전하진 않더라"며 "8, 9개월 동안 데이트를 하면서도 스킨십에 발전이 없었다. 부모님 생각도 하면서 애썼다"고 말했다.

부모님 역시 방송을 통해 아들의 커밍아웃을 접하게 됐다고. 이에 홍석천은 "너무 놀라셨다. 부모님이 먼저 알았다면, 이야길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제가 커밍아웃 3년 전 누나들에게 먼저 고백했다. 그때 큰 누나가 '나는 이해한다. 하지만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진 말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저는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어서 저지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홍석천은 "농약 먹고 죽자고 하더라"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 홍석천의 행복을 바란다고.

2008년 자신의 조카들을 법적으로 자신의 호적에 올렸다는 홍석천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입양을 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성 결혼도 허가 되지 않았는데, 그때 기회가 찾아와서 입양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나들은 좋아했지만 조카들은 잠깐 고민을 하더라. 성까지 바뀌는 거라 변화를 두고 망설였지만 그러자고 하더라.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입양한 아이들이 저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줬는데 그게 울컥해서 방에서 한참을 울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SBS PLUS 방송화면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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