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감독 입장에서는 황당하게 느낄 수 있는 1패였다. 그러나 넥센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을 나무라는 대신 '그럴 수도 있다'며 감쌌다.
11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서 넥센 히어로즈는 4-5로 패했다. 경기에 졌다는 사실보다도 실점하는 과정이 너무 나빴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날 넥센은 5회와 8회, 9회에 실점을 기록했는데 그때마다 수비 실수가 끼어 있었다.
2-0으로 앞서가던 5회말에는 임재철의 평범한 플라이를 김민우가 잡다 놓친 것이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고, 8회말 2사 2루에서 손시헌의 우전 안타 때는 우익수 송지만이 공을 흘리는 바람에 홈에는 승부조차 해보지 못했다.
9회에 나온 수비는 더욱 아쉬웠다. 선두 타자 이종욱의 애매한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고영민의 번트 플라이를 포수 허준이 놓친 것은 치명타였다. 이어 고영민이 때린 공은 우익수 앞으로 빠져나갔는데 1루수 장영석의 대처도 미흡했다.
경기가 끝난 후 김시진 감독은 "게임이 안풀리는 날에는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는 수가 있다"면서 "경기 중 실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것이므로 선수들이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누가 보더라도 넥센 야수진의 수비가 패인이었지만,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 아쉬움 가득한 패배에 김 감독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 것은 보지 않아도 분명한 일. 그러나 그는 덕장 이미지에 걸맞게 선수들을 다독이는 쪽을 선택했다.
[사진 = 김시진 감독 ⓒ 넥센 히어로즈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